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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참을 만 하다” 응원 피켓에 “Thank you!”
뉴스종합| 2015-03-06 12:09
안정 되찾고 있는 듯 가벼운 농담도

이완구 국무총리, 정갑영 연대 총장 병문안

개고기와 미역 들고 병문안 70대 노인도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입원 이틀째인 6일.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이날 각계 인사들의 병문안을 반갑게 맞이했고, 이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넬 정도로 몸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리퍼트 대사는 전날 오전 10시께부터 2시간 30분가량 신촌세브란스에서 진행된 성형외과, 정형외과 수술을 받고 깨어나, 현재 본관 20층 2001호에 입원해 있다.

약 145㎡ 넓이로 특실 중에서 가장 넓은 병실인 2001호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환자실로 옮겨지기 전까지 입원했던 병실이기도 하다.

병실은 환자용 침실과 보호자 침실, 거실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 앞에는 병원 보안요원 여러 명과 서울지방경찰청 외빈 경호팀 3∼4명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병실 안의 리퍼트 대사는 조금씩 사고 전의 여유를 되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병실 안 환자용 침실에는 침대에 몸을 누인 리퍼트 대사를 비롯, 그의 비서와 공보참사관, 미국 대사관 소속 주치의 등이 함께 하고 있었다. 거실에는 미 대사관 소속 경호원 1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45∼50도 각도로 침대를 기울여 세운 채 병문안을 온 인사들과 주로 영어로 된 대화를 나눴다.

정남식 연세의료원장이 ‘대사님 사랑합니다’라는 피켓 사진이 든 신문을 보여주자, 리퍼트 대사는 미소를 지으며“Thank you”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왼쪽 손 통증은 어떻느냐는 의료진의 질문에 리퍼트 대사는 “Managerble(참을 만 하다)”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이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받았다”고 하자 리퍼트 대사는 “코넬의 추운 겨울을 보냈으니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Perfect . Professional team”이라며 의료진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에 공개된 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병실 안 대화에서 범인이나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정 총장에 이어 이완구 국무총리가 병실을 찾았다.

병문안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총리는 “대통령과 미국, 우리 국민들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쾌유를 빈다는 내용으로 얘길 나눴다”며 “한미 동맹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대사도 이에 전반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10시 30분께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은 병문안이 아니라 본인 치료 목적으로 온 것”이라고 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병문안을 올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객들은 병원 보안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주로 본관 3층 입구로 들어와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으로 올라가는 동선을 택했다.

안내 데스크에는 주한 미국 대사에게 온 각종 화환들이 쌓여 있었으나, 이들을 올려보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께에는 권모(75) 씨가 두 손에 개고기와 미역을 들고 병원을 찾아, 미 대사에게 전달해달라는 일도 있었다.

그는 “한국에도 착한 사람이 있단 걸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한 뒤 “대사의 부인이 애를 낳은지 얼마 안 돼 미역도 챙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에게 통제를 받은 그는, 음식을 들고 발걸음을 돌렸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 병원장은 이날 오전 리퍼트 대사의 몸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열고 “내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얼굴의 실밥을 제거하고 상처 상태나 회복 정도를 1∼2일 더 지켜본 뒤 퇴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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