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포토 에세이]무더위야, 어서 오렴
헤럴드경제| 2015-03-13 11:01
따뜻한 기온에 놀라 땅속에 있던 개구리가 튀어나온다는 경칩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시 기온이-7도인 11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자리잡은 빙그레 도농공장을 찾았다. 각종 균에 노출될 것을 우려해 공장 내부는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별도의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기자는 몇 차례 소독 과정을 거친 후 공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외부의 추위와는 달리 공장 내부는 바쁘게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와 각종 기계로 인해 더웠다.

겨울철 아이스크림 공장은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줄면서 생산량 또한 급감한다. 보통 이 시기에는 여름에 대비하여 기계정비, 직업환경개선, 직원교육등을 생산과 동시에 병행하는 준비운동 시즌이다.


하지만 3월이 되면 아이스크림 공장은 생산량이 전월에 대비 40%이상 증가한다. 차츰 여름 성수기의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것이다. 이는 여름 성수기에는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생산량을 상회하여 제품이 모자라기 때문에 3월부터 재고 확보를 시행하는 것이다.

6월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는 설비를 최대로 가동하여 비수기 대비 생산량이 4배 이상 증가한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아르바이트 인원이 투입되어 주야간으로 교대조를 편성, 24시간 생산체제를 유지한다.


2000년대 후반부터 빙그레의 경우 대부분의 생산 공정은 기계로 이뤄지고 있다. 사람은 그저 기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불량품은 없는지를 감시하고 확인하는 일을 할 뿐이다. 그 덕분(?)에 공장 직원 수도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 그 대신 불량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점점 까다로워지며 빙그레는 불량품 검출 기계를 새로 도입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나무스틱으로 된 바(bar) 제품과 종이나 콘에 담긴 기타 제품으로 나뉜다. 원유 분유 향료 등으로 이뤄진 원재료는 슬러시 기계 안에서 반얼음 형태가 되는데 이를 ‘믹스(MIX)’라고 부른다. 믹스는 영하 4∼5도인 아이스크림 틀에 담그고, 영하 29도의 찬물이 틀 외부를 시원하게 만들면 제품이 얼게 된다. 이것을 포장 한 후 박스에 담기면 1차 완제품이 된다. 하지만 아직 겉모습만 얼었을 뿐 속까지 꽁꽁 언 상태는 아니다. 


아이스크림이 되려면 영하 35.9도인 냉동창고에서 한 시간 동안 머물러야 진짜 아이스크림이 된다.

여름철 아이스크림 고르는 방법에 대한 팁도 들을 수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아이스크림을 고를때 형태가 변한 아이스크림은 되도록 고르지 않은 것이 좋다”며 “형태가 변한 것은 녹은 후 다시 얼린 아이스크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스크림이 녹으면 기존 얼음 알갱이 입자의 변형이 생기기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 또한 아이스크림에 하얗게 서리가 낀 제품도 이와 마찬가지로 냉동고에 오래 보관된 제품일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또한 “똑같은 아이스크림이지만 외부 기온에 따라 공장에서 많이 생산되는 아이스크림의 종류도 다르다” 며 “보통 15~25도에서는 끌레도르’처럼 떠먹는 고급 아이스크림이, 25∼30도에서는‘메타콘’ 같은 콘 형태의 아이스크림이 잘 팔린다. 본격적으로 30도를 넘나들때는 ‘설레임’처럼 손에쥐고 먹는 펜슬형아이스크림이, 30도를 훌쩍 넘어서면 빙수종류의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사진·글=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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