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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해상 추락 헬기, 추락 3분 전 신호 끊긴 동안 무슨 일이?
뉴스종합| 2015-03-16 10:00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지 나흘이 지난 가운데 추락 3분 전 헬기 내 자동위치식별장치(AIS)가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AIS와 사고의 연관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서해해경본부 소속 B-511 헬기의 AIS 신호는 사고 당일 오후 8시24분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잡힌 것을 끝으로 더이상 잡히지 않았다.

이어 오후 8시27분께 가거도 흑산해양경비안전센터 내 가거도 출장소 직원과 주민 10여명은 헬기가 추락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추락 헬기에 장착된 AIS는 30초 간격으로 헬기의 위치 신호를 송출하도록 돼 있다. 또 헬기 송출 신호는 진도VTS로 전달돼 이동 경로가 모니터링된다. 

그러나 추락 3분 전, 헬기 AIS 신호가 끊김에 따라, 해경은 위치 신호 송출 중단과 이번 사고와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도 “교신 기록 등을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AIS 신호가 끊긴 시각부터 기체에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사고와의 연관성을 의심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사고 헬기에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 않은 만큼, 대신 장착된 ‘비행품질평가 녹화장비’를 확보하면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방공통제소(MCRC)와의 교신기록도 확보할 계획이다. 

목포기지에서 오후 7시 40분 목포타워(관제센터) 인가를 받아 출발한 사고 헬기는, 금성산을 지나면 MCRC 통제를 받으면서 비행한다. 해경 ‘항공기사고조사위원회’는 조만간 이 시각부터 사고 순간까지의 교신 기록을 확인하고 현장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당초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던 ‘해무’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가거도의 한 주민은 “추락 당시 섬 주변에 짙은 해무가 끼어 있어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고 당시 가거도 기상은 북서풍이 초속 10m, 파고는 2m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헬기가 방파제에 착륙할 무렵 섬 주변에는 짙은 해무가 깔려 있었다.

당시 사고 헬기는 가거도 보건지소에서 맹장염 증세를 보인 남자아이(7)에 대한 이송 요청을 받고 출동했으며, 방파제 착륙을 위해 반원을 그리며 비행하다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는 해경과 해군은 기체 문짝과 동체 꼬리부분, 의자 시트 등 헬기 파편 45점을 인양했다. 그러나 사고 해역의 조류가 강하고 수심이 깊어 아직까지 사고 헬기 탑승자 4명 가운데 사고 당일 구조됐다가 숨진 박근수 경장 외 나머지 3명은 찾지 못한 상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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