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출처=게티이미지) |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은 이달 초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이 쉬 회장 측에게 “지난해 취득한 이 저택을 90일 내 재매각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쉬 회장은 작년 11월 자신의 헝다그룹 산하 기업 ‘골든패스트푸즈(Golden Fast Foods)’ 명의를 이용해 해당 저택을 샀다. 당시 매입가격(3900만 호주달러)은 현지에서 거래된 주택 중 최고 가격대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쉬자인 측이 지난해 불법매입한 호주 시드니 호화저택 전경 |
그러나 호주 재무부에 따르면 골든패스트푸즈는 현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승인을 받지 않은 페이퍼컴퍼니로 드러났다. 이번 거래가 불법으로 규정된 핵심 이유다.
게다가 쉬 회장은 호주에 주거지(영주권 등)를 두지 않았다. 현지 외국인 투자규정에 따르면 비거주자는 주거ㆍ투자목적으로 기존 주택 매입이 불가능하다.
문제가 된 맨션 ‘빌라 델 마레(Villa del Mare)’는 호주 시드니에서도 최상류층 주거지로 꼽히는 포인트 파이퍼(Point Piper) 지역 월슬리 로드 63∼67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쉬자인 측이 지난해 불법매입한 호주 시드니 호화저택 내부 |
시드니 부동산 중개업계 등에 따르면 이 집은 1500㎡ 규모 부지에 3층 높이로 지어졌으며, 침실 5개와 스위트룸 1개, 욕실 8개 등을 갖추고 있다. 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쉬자인 측이 지난해 불법매입한 호주 시드니 호화주택 조망. 멀리 시드니 하버브리지 등이 내다 보인다. |
쉬 회장이 애초 이 집을 사들인 건 현재 호주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10월 쉬 회장은 전용기를 타고 호주를 방문해 현지 사업자와 투자 관련 논의를 하기도 했다. 쉬 회장은 남동부 골드코스트의 해변리조트 ‘쉐라톤 미라쥬 리조트 앤 스파’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쉬 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호주 골드코스트 지역 ‘쉐라톤 미라쥬 리조트 앤 스파’ |
문제는 쉬 회장이 호주 당국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지다. 중국 부호의 호주 부동산투자를 곱잖게 보는 현지 시선 때문이다.
FIRB에 따르면 2012∼2013년 간 중국 투자자들이 사들인 호주 내 상업ㆍ주거용 부동산은 60억 호주달러(한화 5조1600억원)규모다.
현지 집과 땅을 폭식 중인 중국부자의 이민도 급증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기업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500만호주달러 이상 투자자에게 주는 비자를 받아 호주에 입국하는 외국인 90% 이상은 중국인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집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시드니 주택 가격은 13.7%, 모든 주요도시 주택값도 평균 8.3% 올랐다.
시드니 차이나타운 (출처=게티이미지) |
이제 호주정부도 팔을 걷어부친 상태다. 이미 2월부터 외국인에겐 부동산 거래세를 매기는 중이다. 외국인 투자법 위반자는 집값의 최고 25%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쉬 회장 측은 90일 내에 해당 호화주택을 되팔아야 한다. 팔지 못할 경우 이 건은 호주연방 관할 검찰의 손으로 넘어간다. 최악의 경우엔 그가 호주에서 계획 중인 모든 부동산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한편 쉬 회장의 자산은 410억위안(한화 7조4120억원)정도다. 대륙 부동산 재벌 중 4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factis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