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무적 판단 탁월…‘현안 해결’적임자
뉴스종합| 2015-03-23 11:19
생보사 상장·현대투신 매각 등
굵직한 난제 성공적 해결 평가
‘포스트 임종룡’ 체제 안성맞춤



NH농협금융지주가 ‘포스트 임종룡’ 체제로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을 선택했다. 농협금융지주가 회장후보추원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한 지 일주일여 만이다. 이처럼 당초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회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일주일여 만에 김 전 행장을 낙점한 것은 임 회장의 공백이 더 이상 길어져서 안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무적 판단과 업무 장악력에 결단력까지…3박자를 선택했다=회추위가 김 전 행장을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한 데에는 김 전 행장의 ‘정무적 판단력’과 함께 업무 장악력, 결단력 등 3박자를 두루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의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중앙회와 지주사, 조합과 경제지주 간 파트너십을 조정해야 하는 책임도 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경제사업을 별도의 경제지주사에 이관해야 하는 만큼 관련 정부, 중앙회, 경제지주와의 호흡을 맞추는 ‘정무적 판단’이 중요한 상황이다.

회추위가 23일 김 전 행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김 후보자의 다양한 금융분야 경험과 합리적인 리더십, 강한 추진력, 탁월한 소통 능력 등을 주요한 추천사유”라고 밝힌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회추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자는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을 거쳐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여 금융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은행장 경력은 물론 증권업 및 보험업 등에 대한 전문성과 빼어난 국제금융 감각이 타 후보자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아, 농협금융을 이끄는 회장으로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행장은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증권감독과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해 금융권 전반을 아우르는 경험을 쌓아 정통 관료로서 ‘정무적 판단’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전 행장은 감독정책2국장과 증선위 상임위원 시절에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해결했고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일 때는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을 이끌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실력도 검증 받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전 행장은 특히 ‘큰 일’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 현대투신 매각 문제 등 굵직한 난제를 풀어내는 중심에 항상 서 있었던 김 행장의 경력을 크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일찌감치 고사 의사를 밝혔고 그 다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역시 퇴임 후 2년간 관련 분야 취업을 제안한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는 점을 이유로 후보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에 이어 또 다시 정통 관료 출신=김 전 행장이 농협금융지주 단독 후로보 추천된데에는 정통 관료 출신에 대한 니즈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임종룡 전 회장을 넘어설 수 있는 인물이 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던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 16일에야 회추위가 구성된 것도 이에 대한 내부 논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 대상 후보를 추리는데 그만큼 난항을 겪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농업과 관련된 정부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등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통 관료 출신이 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전 행장은 여느 정통 관료 출신과는 달리 소극적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스타일이어서 포스트 임종룡 체제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품도 솔직하고 투명해 동료나 부하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관료 출신으로 금감원 안살림을 맡았는데도 따르는 직원들이 워낙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친화력도 좋아 정통 관료 출신으로 외부 수혈을 선택해야 했던 농협금융지주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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