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달러화 강세에…10년간 5배 증가한 국제 외환보유고 감소세로 접어들어
뉴스종합| 2015-04-06 09:51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지난해 한 때 12조달러에 달했던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가 10년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중국, 러시아 등의 외환보유고 감소가 두드러졌고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인해 환율방어를 위해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화를 일부 매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감소세는 신흥국의 유동성 강화와 경제성장 안정을 어렵게 만들고 유로화 가치하락, 미국 국채수요 감소 등의 영향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8월 12조300억달러(약 1경3146조원)에 달했으나 지난달 11조6000억달러(약 1경2676조원)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세계 외환보유고는 연평균 8240억 달러씩 늘며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5배 증가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국들이 주로 흡수한 것이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개발도상국들의 외환보유액은 전 세계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런데 개발도상국들은 지난해 4분기 외환 변동성으로 인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540억 달러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중앙은행이 자국통화 강화와 자금이탈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달러화를 팔았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 6월 4조 달러에서 12월 말 3조8000억 달러로 감소했다.

러시아도 3월 기준 361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5% 감소했다. 중국과 일본 다음으로 외환보유액이 3번째로 많은 사우디아라비아는 8월 이후 100억 달러가 감소하며 72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도이체방크는 저유가 지속, 신흥국 경제성장 둔화, 달러화 유입 감소 등으로 인해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강세에 따라 환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년래 최고인 63%를 기록한 반면 유로화 비중은 2002년 이후 최저치인 22%로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외환보유액 감소는 신흥국들에게 숙제가 되고 있다.

각국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고를 늘리기 시작했다. 2003년 이후 미 국채 보유량도 4배가 늘어 9340억 달러에서 4조1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신흥국들은 달러 매입을 위해 동시에 새롭게 자국 통화를 발행하면서 경기부양 효과도 누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3년까지 10년 동안 총 통화량이 연평균 17%씩 증가했다.

그러나 달러화 매입감소가 이어지면 이같은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앨버트 에드워즈 소시에테제네랄 글로벌 전략가는 “글로벌 외환보유고의 변화는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만약 외환보유고가 갑자기 마르면 일반적으로 첫번째 희생자가 되는 것은 신흥국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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