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롯데몰-AK ‘육교분쟁’…수원시, 시민불편에도 뒷짐만
뉴스종합| 2015-04-13 07:42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100m도 안되는 거리인데 왜 500m를 돌아가야 하나요.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기업의 목적을 위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안되는 거 아닙니까.”

롯데와 애경(AK)의 수원역사의 ‘보행 육교 분쟁’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수원역 바로 뒤쪽에 지난해 11월 신축개장한 롯데몰 수원점과 불과 100m 떨어져 있는 수원역사를 ‘건물 간 육교’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롯데는 롯데몰 이용 고객의 편의와 서수원 시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AK는 내년에 수원역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철거해야할 다리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브릿지에 공사 중단에 대한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현재 수원에 오픈한 롯데백화점은 수원역사와 쇼핑몰을 잇는 다리공사를 5개월째 중단한 상태다. 이 보행육교는 롯데측이 30억원을 부담해 건설했지만 수원역을 불과 10m 앞에 두고 AK측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한 상태다. AK는 수원역사 지분의 84%를 보유하고 있기때문에 AK의 허가가 없으면 사실상 다리를 연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AK 측은 멀쩡한 AK건물에 벽을 뚫어 롯데몰로 가게 해달라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내년에 버스 환승센터가 연결되면 철거해야하는데 굳이 다리를 지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AK의 반대는 사실상 육교가 연결되면 연 매출 5000억원 가량을 올리는 AK플라자 수원점의 경우 고객을 롯데몰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신경전으로 인해 결국 소비자만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는 작년 11월, 12월 2회에 걸쳐 AK측에 보행육교 연결 협조 공문을 보내고 올해는 육교 완공을 요구하는 시민 2000여명의 서명을 AK측에 전달했으나 묵묵부답인 상태다.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은 수원시 평동, 서둔동 거주 주민이다. 이들은 수원역 이용시 100m도 안되는 거리를 500m 실외로 돌아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수원시와 롯데몰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시민들의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원시는 “이해당사자 간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수원역사의 2층 대합실과 부속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코레일도 AK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연결통로 문제에 대해 뒷짐만 지고 있는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불편을 초래하는 접근성 문제로 인해 롯데몰에 입점한 협력사들도 당초 예상에 못미치는 매출 실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롯데몰과 수원시는 수원시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롯데몰 전체 일자리의 대다수를 수원시민을 우선적으로 채용한바 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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