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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12년 지켜본 老경비원 “의원직 그만두고선 주말마다 수행비서와 산행”
뉴스종합| 2015-04-15 08:48
[헤럴드경제=서경원ㆍ이세진 기자]“내가 그 양반(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여기서 십년을 넘게 지켜봤지만, 굉장히 점잖은 분이시지. 그런 분이 왜 그렇게 돌아가셨는지….”

성 전 회장이 살았던 서울 청담동의 D빌라.

여기서 지난 2003년부터 12년 동안 성 전 회장을 지켜봤다던 70대 경비원 A씨는 “살아생전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보던 분인데, 그렇게 안 좋은 일을 당하셔서 안타깝고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 9일에도 새벽에 이 빌라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북한산으로 향했다.


A씨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작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뒤 주로 회사에 나가거나 그 나머지 시간엔 산행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는 “국회의원을 할 때는 경조사고 뭐고 여러 행사나 지역일 챙기는 것 때문에 금요일에 내려갔다가 일요일에 올라오는 식으로 서산에 자주 내려갔다”며 “의원 생활을 끝내고 작년부턴 주로 회사로 출근하는 걸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 양반 골프는 안 치셨는데, 의원 그만두고선 매주 토요일마다 수행비서랑 북한산에 갔다”며 “북한산을 참 좋아했다”고 했다.

A씨는 “나한테도 내가 연배가 많다고 말도 절대 안 낮추고 항상 존댓말로 대해줬다”며 “내가 ‘어디 나가십니까’라고 물으면 ‘네, 어디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식으로 대꾸를 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또 “회사가 어려울 때도 힘들어하는 내색을 잘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 숨진 채 발견된 성 전 회장은 충청권을 기반으로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홀로 상경해 일가를 이뤄 자수성가형 인물로 꼽혔다.

1985년 대아건설을 설립했고 2004년엔 도급 순위 20위권인 경남기업을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다.

1995년부턴 대한건설협회 부회장으로 재직하는 등 건설업계에선 꽤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러다 2012년 자민련의 후신인 선진통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새누리당의 충남도당 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그러나 총선 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서산장학재단을 통해 지역주민을 지원한 게 문제가 돼 검찰수사를 받았고 결국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 배지를 반납했다.

여의도를 떠난 이후엔 다시 경남기업 경영에 힘을 쏟았지만 재정 악화에 따른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을 막진 못했다.

그러다 최근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하며 250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800억원대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다시 받고 있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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