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韓증시 상승랠리 발목 잡는 주식형 펀드 환매…올해 3조3000억 순유출
뉴스종합| 2015-04-22 08:04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한 뒤 2100ㆍ700선에 안착하는 가운데 상승랠리 발목을 잡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7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모두 3조3063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 중 3분의 1 가량인 1조610억원이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탄 4월1일부터 17일 사이에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서는 17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유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달 15일 하루에만 3224억원이 자금이 순유출됐다. 일일 기준으로 2012년 9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이다.


최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인 외국인이 올해 5조30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주식 펀드 환매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고공행진을 펼치던 코스피 지수가 21일 8거래일 만에 약세로 반전된 것도 주식형 펀드 환매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신권은 이날 2099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장세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 매수세 덕분에 상승장이 시작되면 펀드 환매로 투신권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구도는 2011년부터 코스피 지수를 1850∼2050대의 박스권에 가둔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가들이 상당수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간 가운데 앞으로 펀드 환매가 증시에 끼칠 영향력이 점차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증권이 2011년부터 최근까지 코스피가 2000을 넘은 시기만을 추려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액을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2년 3조1260억원, 2013년 4조2400억원, 2014년 1조5800억원, 올해는 2조5340억원이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 이상 구간에서 발생한 순환매액을 보면 평균적으로 3조원 규모였다”며 “올해 이미 2조5000억원의 순환매가 발생해 환매 대기 물량의 일정 부분은 이미 소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의 규모 자체가 작아져 펀드 환매액이 증시에 끼치는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코스피 2000선 위에서도 투자 금액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의 차이”라며 “국내 주식 펀드의 환매 강도가 전보다 약해졌고 저금리 상황으로 투자자들이 주식 자산의 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