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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주식부호 ‘빅3’일가 배당금 3800억원…슈퍼배당 ‘오해와 진실’
뉴스종합| 2015-04-24 11:07
정부 경기활성화 유동성 확대정책 부응
‘배당성향’ 2배 늘린 삼성·현대차·아모레
수령액 규모 총 3800억원 ‘역대 최대’ 불구
글로벌 경쟁사 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
한국 배당성향 주요 투자국중 44위 ‘꼴찌’


[헤럴드경제=홍승완ㆍ김현일 기자]2010년 이후 매년 봄이면 한국 재계와 증시에 똑같은 논란이 반복된다. 배당과 관련해서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화되고 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배당도 함께 늘고 있다. 매년 안팎의 시선이 엇갈린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 금융전문가들은 이익환원이 외국 기업에 비해 적다고 아우성이다. 반면 국내에선 억대 배당금을 받는 오너일가를 두고 ‘배당 잔치’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정부가 배당 확대 정책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배당은 전반적으로 늘었다. 그룹별 배당 셈법도 엿보인다. 


▶삼성전자 배당확대, 삼성가(家) 배당금 2200억원
=배당 확대 정책의 결과는 삼성, 현대차,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부호 일가의 배당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우 올해 총 1758억여원의 결산 배당금(2014회계연도)을 받았다. 지난해는 1038억원이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배당이 크게 늘어서다. ‘당기순이익 대비 총배당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7.2%에서 올해 13%로 상승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2013년 29조8200억원 선에서 2014년 23조820억원으로 줄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에서 받는 배당금은 올해 1000억원선으로 전년(710억원)보다 늘었다. 이외에 이 회장의 배당금은 삼성생명 747억원, 삼성물산 11억원 등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배당금은 211억원 선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가치가 8조원을 웃도는 것에 비하면 배당금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 삼성전자 지분 보유량이 부친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배당금은 168억원선이다. 삼성전자 지분이 더 많은 홍라희 리움 관장의 배당금은 216억원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DS에서 총 43억여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삼성전자 지분이 없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전체 배당금은 각각 15억원 선이다. 


▶‘무게중심’의 차이 엿보이는 현대차, 아모레퍼시픽=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과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 간의 지분구조 차이가 배당에도 묻어난다.

정몽구 회장의 경우 총 823억원대의 배당을 받았다. 현대차ㆍ현대제철ㆍ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 등 5개 상장사로부터 740억여원을,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서 81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각각 받았다. 지난해는 490억원대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6.3% 수준이던 배당성향이 올해는 11.1%로 늘었다.

반면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글로비스 등 3개 상장사에서 514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았다. 눈에 띄는 점은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받은 204여억원(중간배당 포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배당성향은 53%다. 정 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89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국내 2위 주식부호인 서경배 회장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배당도 눈여겨볼 만하다.

서 회장은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의 상장사 두곳으로부터 총 204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익상승으로 배당이 지난해 154억원보다 50억원가량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791억원(전년 2679억원)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2개사의 배당성향 자체는 각각 12%, 16%선으로 지난 3년간 크게 변하지 않은 추세다.

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양의 배당은 눈에 띈다. 서양은 총 3개사에서 34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았다. 비상장사인 에뛰드와 이니스프리에서 각각 9억원, 17억원선을 받았다. 에뛰드의 배당성향은 105%에 달한다. 이익보다 배당이 많다는 의미다. 


▶역대 최대 규모 배당이지만…삼성전자 3조원 VS 애플 40조원=3개 그룹 총수일가의 배당금 3790억원은 역대 최대 규모다. 나머지 그룹들의 전체 배당액도 당연히 증가했다.

배당 증가에도 해외 투자자들은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전히 세계 기준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주요 투자대상국 45개국 가운데 한국 주식시장의 배당성향은 44위다. 한국의 평균 배당성향은 11.7%로 영국(51.6%)ㆍ독일(38.4%)ㆍ미국(32.3%)ㆍ일본(27.9%) 등에 크게 못미친다. 대만(47.8%)ㆍ태국(43.5%)ㆍ인도네시아(38.8%)ㆍ중국(31.7%)보다도 못하다. 개별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올해 3조원을 배당했지만, 애플은 지난 2년간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등 주주환원프로그램에 쓴 금액이 740억달러(약 82조5000억원)다. 연평균 40조원 넘는 돈을 썼다. 삼성전자도 자사주 매입 등을 실시했지만 그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배당에는 양면성이 있다. 정부정책과 외국 투자기관의 눈높이도 고려해야지만 국민정서도 살펴야 한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일자리 창출과 유지, 사회환원 등 책임도 만만치 않다. 대주주 이익만을 위한 비합리적인 배당은 사라져야 하지만 배당확대에 따른 증시상승과 경제활성화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의 배당이 여러 관점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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