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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모바일 뱅킹 1조8326억…지갑속 현금은 7만7000원
뉴스종합| 2015-04-29 11:49
지갑의 두툼한 정도로도 세대차이를 알 수 있다? 헛말이 아니다. 현금 결제에서 신용카드 결제로, 그것도 모자라 모바일카드 결제가 이뤄지는 현실에서 현금은 지갑만 두툼하게 해 옷 맵시마저 무너뜨리는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된다. 지로이체에서 인터넷뱅킹으로,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된 세상에서 ‘현금’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다. ‘현금=돈’의 등식이, ‘현금=부(富)’의 등식은 이제 틀린 공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갑 두께로 나이를 가늠한다?…=한국은행의 2014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개인이 평소 지갑 속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평균 7만7000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연령이 높을 수록 현금보유 규모도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 20대는 4만6000원으로 가장 낮고, 50대가 9만3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8만1000원으로 여성(7만2000원) 보다 약간 더 많이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건(서비스)값 지불’이라는 전통적인 현금 기능이 신용카드로 넘어가면서 생긴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보유비율이 미국, 호주, 독일, 캐나다 등 여타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보유비율은 89%로 캐나다(81%), 미국(67%), 네덜란드(62%)에 비해 월등히 높다. 1인당 신용카드는 평균 1.9장, 실제 사용하는 카드는 1.6장이다.

그렇다고 현금 보유 규모가 가장 낮을까? 재미있게도 그건 또 아니다. 우리나라의 현금보유액은 1인당 91달러로 오스트리아(148달러), 독일(123달러) 보다는 낮지만 미국(74달러), 프랑스(70달러) 보다는 많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현금을 들고 다녀야 안심을 한다는 애기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40~50대는 5만원?=지급을 현금으로 하냐, 아니면 신용카드, 혹은 모바일로 하냐는 세대차이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척도가 되곤 한다. 물론 돈을 ATM에서 찾는지, 아니면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지도 세대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젊을수록 모바일카드로, 그리고 ATM을 이용하는 반면, 나이가 많을 수록 현금 혹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은행창구를 이용한다. 그러다 보니 공공요금 등을 지불하는 방법도 지로이체에서 자동이체로 바뀌고 있다.

모바일뱅킹의 대세는 그 수치로도 확인 가능하다. 모바일뱅킹을 통한 자금이체 규모는 지난 2009년 일평균 2662억원에 그쳤던 것이 지난해엔 1조8326억원으로 급상승했다. 모바일신용카드를 이용한 결제금액(일평균 기준) 역시 2013년 1분기 5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엔 238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고액권인 5만원은 한국인의 소비행태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5만원권 보유 유무가 경제활동의 척도가 되고 있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40~50대일수록 5만원 수취비중이 가장 높고, 5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도 40대가 가장 많다. 이와함께 5만원권 발행으로 현금사용빈도가 늘고 있다고 한 응답자(44.3%)도 많을 뿐 아니라, 현금 보유량이 늘은 응답자(40.0%)로 감소했다고 한 응답자(2.8%)를 크게 상회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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