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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새로운 합의서 검토바래”, 외환노조 “받아들인 적 없다”…2.17 합의서 수정안 두고 진실공방
뉴스종합| 2015-04-29 22:21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을 둘러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측 간 협의가 처음부터 수정 합의문 수령 여부를 두고 날선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29일 대화단 회의에서 하나금융 측이 2.17 합의서의 정신에 입각한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하나금융 측에서 내놓은 초안은 조기 합병을 전제로 한 채 외환은행의 경쟁력이 지주 전체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2.17 합의서의 정신을 폐기한 내용”이라며 “합의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0일 “이번 대화가 법원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협상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면 합의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수정안을 서면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수정안을 요청했다.

‘2.17 합의서’는 하나금융이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한 문서 말한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핵심인 최소 5년의 독립법인 유지조항과 관련해 어떤 양보도 할 수 없다는 하나금융의 태도는 진정성 있는 협상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합의서 수정안을 서면으로 달라고 다시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측은 “노조가 (새로운 합의서 초안에 대해) 요구한 양식대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했을 뿐 합의서 자체는 수령했다”며 “노조 측에게 면밀히 검토한 후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앞으로도 성실히 대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그간 하나금융은 은행 통합은 금융환경을 반영한 경영상 조치이지 노사 합의문으로 제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 측의 합의서 수령 주장에 대해 “합의서를 그 자리에서 되가져가라고 하지 않았을 뿐 해당 초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합의서 수령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은 법원이 지난 2월 통합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6월까지 통합과정을 중단하라”면서도 “양측의 대화 의지를 지켜본 뒤 심의에 반영할 것”이라고 인용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할 경우 심의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경우 이후 협상에서 기선을 뺏길 수 있기 때문.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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