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은 강남권에 비해 도로나 공원 등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인프라 또한 미비할 뿐 아니라 개선 전망도 낮아 지역 주민들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지역이다. 그 때문에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이 큰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서울 강북권에서 슬금슬금 오른 집값은 비록 느린 속도지만 꾸준히 올라 웬만한 수도권 신도시는 넘보지도 못할 높은 분양가를 형성하며 ‘서울 프리미엄’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 강북권 재개발 및 재건축 아파트가 줄줄이 높은 청약률 속에 청약 마감되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하고 있다. 사진은 꿈의숲 코오롱하늘채 견본주택 전경. |
최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묵1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e편한세상 화랑대 1순위 청약 결과 285가구(특별공급 15가구 제외) 모집에 999명이 접수해 평균 3.5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59B㎡는 9가구 모집에 293명이 청약해 32.55대 1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묵동 일대는 10년 이상의 노후 아파트가 많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고 학군, 교통, 생활 인프라 등 주거 3박자가 고루 갖춰져 있는 곳이어서 3.3㎡당 1400만원대의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 아파트는 모델하우스 오픈 후 3일 간 1만6000여명이 내방하는 등 뜨거운 분양 열기로 화제가 됐다.
지난달 28일 1순위, 29일 2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2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꿈의숲 코오롱하늘채 또한 고분양가 논란에도 순위 내 대부분 1순위 청약 마감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서울 성동구 금호13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신금호파크자이는 평균 24.6대 1, 최고 73.7대 1 등 서울 강북권에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분양 전 3.3㎡ 2300만원대의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지만 청약 시장은 오히려 뜨겁게 반응했다. 지난달 15~16일 청약을 받은 북아현뉴타운 1-2구역 재개발 아파트 아현역 푸르지오 역시 평균경쟁률 6.6대 1, 최고경쟁률 52.1대 1을 기록하며 청약 마감됐다. 또 지난달 분양한 왕십리뉴타운3구역도 일부 대형평형을 제외하면 모두 1순위 마감됐다.
향후 서울 강북권에서는 성북구 장위뉴타운 1구역과 5구역(2구역 모두 래미안),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3구역(e편한세상 신촌)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고 분양가는 지속적으로 오를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서울 강북권 청약 호황이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분양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용면적 59㎡ 등 소형평형의 인기가 높았다”며 “실수요자들의 비율이 높아 계약까지 분양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