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바나나 껍질은 검은 반점이 생기기 쉽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변질된 것으로 느껴져 찝찝하기 마련. 이때 오해하지 마시라. “상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 말랑말랑하고 검은 반점 몇 개 박힌 바나나는 익을 대로 익은, 아주 달콤한 상태의 것이다.
바나나는 수확이후에도 계속 숙성을 하는 대표적인 후숙 과일 중 하나다. 갓 수확한 바나나는 푸른 빛을 띄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노랗게 물들었다가 다시 검게 변한다. 이 과정이 바로 후숙이다.
후숙을 거치면서 점차 검게 하는 것을 ‘슈가 스팟(Sugar Spot)’이라고 부른다. 슈가 스팟이 나타날 때 바나나의 당도는 최고점을 이룬다.
검은 반점 바나나가 면역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바나나에 검은 반점이 많을수록 면역력이 최대 8배까지 상승한다고 밝혔다.
다만 ‘슈가 스팟’이 온 뒤에는 부패가 빠르게 찾아오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먹어야 한다. 바나나는 포만감이 크게 느껴지는 과일이어서 한 번에 여러 개를 먹기 어렵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당장 먹을 바나나는 슈가 스팟이 있는 것을, 오래 두고 먹을 바나나는 샛노랗거나 약간 푸른 빛이 도는 바나나를 구입하는 게 좋다. 물론 오래 보관하려면 냉장고는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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