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박형주 포스텍 교수, 카오스강연…“언어보다 셈이 먼저”
뉴스종합| 2015-05-12 14:24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수학은 현대 과학문명의 토대다. 수학의 탄생과 발전이 없었다면 현대 문명의 엄청난 성취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우주선을 발사하고 병원에서 MRI를 촬영할 때도 이 밖에 정보보안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수학으로 풀어내야 한다. 고대 문명에서 시작된 수학이 인류의 진보를 이끌고 있다”

지난 6일 재단법인 카오스가 주최하는 2015 상반기 카오스강연 ‘기원’의 여섯번째 강연 ‘문명과 수학의 기원’ 강연을 위해 박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가 무대에 섰다. 그는 “과거 생존의 필요로 사냥이 등장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셈의 개념이 생겼다. 결국 문자보다도 먼저, 어쩌면 언어보다도 먼저 셈과 수는 인류 곁으로 다가왔다”며 강연의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수학의 발생기원에 대해 지중해 인근의 고대문명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그리스를 비교하며 다양한 사례를 덧붙였다.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는 실생활의 필요에 의해 수를 발견하고 기하학을 발전시킨 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철학적이고 추상적으로 발전시키며 수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옮겨 놓았다.”

그리스 문명에서는 숨은 원리를 찾는 것이 대유행이었던 당시 지식인들의 학문적 풍토에 따라 아테네를 중심으로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수학이 발전했다. 피타고라스는 논리와 증명의 위대함을 일깨웠고, 이는 플라톤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리스의 철학적 사유체계는 중세 이후 문명의 필요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 힘을 입증하게 된다. 농경사회에서 계절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달력의 제작에는 천체의 운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미적분학이 출현하는 식이다.

아울러 박 교수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많은 부분이 수학적으로 설명된다고 덧붙였다. 구글에서 찾고자 하는 문제의 답을 검색하면 대부분 첫 페이지에 그 답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또한 중요도에 따라 값이 다른 정교한 수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눈에 보기 좋은 조각상이나 조형물에도 황금률이 적용돼 인간이 추구하는 균형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법인 카오스가 주최하고 인터파크와 네이버가 후원하는 카오스 강연은 각 분야별 전문가와 석학의 참여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삼성동 베어홀에서 열린다. 다음 강연은 오는 13일로 이홍규 을지병원 내분비내과 석좌교수의 ‘현생인류와 한민족의 기원’이 진행된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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