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상업시설 몰려있어 대기자 7355명 달해
-강남구, 주차면 매년 감소…요금 인상 키로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주택과 사무실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은 밤낮 가릴 것 없이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언제부턴가 주차문제로 이웃간 얼굴 붉히는 일은 일상이 됐다. 해당 구청에서 거주자우선주차면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차량을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강남구 18개 동 전체 ‘거주자우선주차면 대기자 비율’은 107.4%로, 거주자우선주차면을 100개로 가정할 때 현재 이용자 100명 외에 107.4명이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강남구는 18개 동에 8733개의 거주자우선주차면을 갖고 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1개 주차면을 주ㆍ야간으로 차량 2대가 사용하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는 8988명으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기자는 무려 9386명에 달한다.
강남구의 거주자우선주차면은 최근 6년새 10.6%(1043개)가 줄었고, 이용자도 26.1%(3188명)이 감소했다. 반면 대기자는 362.1%(7355명)이 급증했다. 지난 2013년에는 거주자우선주차면 대기자 비율이 126.8%까지 치솟기도 했다.
강남에서 주차난이 가장 심각한 동네는 어딜까. 빌라 밀집지역인 역삼2동이 199.6%로 최악의 주차난을 겪고 있다. 역삼2동에는 303개의 거주자우선주차면에 311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대기자는 605명에 이른다.
강남구 관계자는 “역삼2동은 빌라 밀집지역으로, 세탁소와 미용실, 동네슈퍼 등 생활상업시설이 몰려있다”면서 “건물마다 주차시설은 있지만 늘어나는 차량을 수용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역삼 2동을 기준으로 동서로 위치한 역삼1동과 대치4동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역삼1동은 847개 주차면에 845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대기자는 1476명에 달한다. 대기자 비율은 174.2%로, 역삼2동에 이어 두번째로 혼잡한 동네다.
사진=다음 지도 |
대치4동은 222개 주차면에 221명이 이용하고 있다. 대기자는 382명으로 비율은 172.0%다. 대부분 동네에서 거주자(주민) 대기수요보다 업무자(직장인) 대기수요가 많지만 대치4동은 거주자 대기수요(120.2%)가 배 이상 많았다.
선ㆍ정릉이 있는 삼성2동(150.5%)과 ‘학원가’ 대치2동(138.9%), ‘빌라촌’ 논현1동(123.3%)도 주차난이 심했다.
주차난이 덜한 곳은 아파트 밀집지역인 일원동과 수서동이다. 일원본동의 거주자우선주차면 대기자 비율은 7.1%로, 14개 주차면에 대기자는 1명에 불과하다. 수서동의 대기자 비율은 18.6%, 일원1동과 개포4동은 각각 43.9%, 48.8%로 집계됐다.
강남구는 지난 7일 ‘거주자우선주차 요금체계’를 변경키로 하고 현행 3만원(거주자 기준)인 전일요금을 5만원으로, 2만5000원인 주간요금은 사용시간에 따라 1만5000~3만5000원으로, 1만5000원인 야간요금은 2만~3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업무자의 경우 전일 8만원에서 10만원, 주간 5만원에서 3만~7만원, 야간 3만원에서 3만~7만원으로 변경된다. 강남구 관계자는 “주차수요는 폭증하는데 노상주차장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면서 “주차장 상업화 추세에 따라 거주자우선주차장의 요금체계를 바꿔 ‘1면 2차량’ 사용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