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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뚝이 조교사들’ 30년만에 다시 경주로 달린다
엔터테인먼트| 2015-05-28 15:50
29일 조교사주간 맞아 ‘추억의 레이스’ 500m서 9명 자웅겨뤄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내가 다시 경주로를 달릴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넉넉한 몸매, 희끗희끗한 머리, 기수를 할 나이는 한참 지난 모습들.

하지만 왕년에는 과천벌에서 우승을 다투던 유명 기수출신 조교사들이다. 이들이 모처럼 다시 고삐를 잡고 레이스를 펼친다. 


29일 오후 2시 40분, 현직 조교사 9명이 경주마에 올라타 경주로에 나타난다. 이번 ‘추억의 레이스’는 500M의 초단거리로 경주마의 힘을 안배할 필요가 없는 속도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수에서 은퇴한지 오래인 현역 조교사들이 타고 나서는 경주마들도, 현역시절 그들이 가장 애정을 쏟았던 말들의 이름을 ‘예명’으로 임시 사용한다.

렛츠런파크 서울(본부장 김학신)이 이번 주를 조교사를 위한 주간(조교사 주간, Trainers‘ Week)으로 정하고, ‘추억의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흥미로운 기획이 조교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55명의 조교사 중 무려 17명이나 출전의사를 밝혔고, 이중 9명에게만 출전권을 줬다.

최고령 출전 조교사는 29년 만에 기수로 나서는 양재철 조교사(60)이며, 김점오 조교사(57)도 28년만에 기수모를 썼다.

흥미로운 기획이 조교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55명의 조교사 중 17명이나 출전의사를 밝혔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한국마사회가 이중 9명에게만 출전권 줬다. 출전 조교사 중에서는 막내인 이신영(35세) 조교사는 4년 만에 출전하는 반면, 86년 7월 마지막으로 기수복을 입고 경주로를 나섰던 양재철 조교사는 30년 만에 경주로를 나서게 됐다.

출전하는 조교사들은 감회가 남다르다.

양재철 조교사는 “몸도 이렇게 불어버렸지만, 맘은 벌써 경주로를 달리고 있다”며, “내가 훈련시킨 말들이 경주로를 나설 때마다 몸이 달아오른다. 직접 경주로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또 올 줄 몰랐다. 멋진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해 이벤트 경주에 참여하는 설렌 마음을 드러냈다.

경주 중계 또한 특별한 이벤트에 걸맞은 인사가 맡았다. 뚝섬에서 경주가 열리던 때부터 그들의 이름을 경주로에 알렸던 왕년의 경마전문 아나운서, 조정기 전 한국마사회 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출전하는 조교사들 모두 내가 기억하는 이름들이다. 조교사들이 애정을 갖는 마명인 만큼, 내게도 인상적이었던 말들의 이름들”이라고 말했다.

이벤트 경주이기 때문에 베팅은 불가능하지만 경주결과를 맞히는 이벤트가 진행돼, 오랜 팬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긴다. 조교사가 얼마나 몸을 만들었느냐, 경주마가 출발대에 얼마나 적응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주에는 1위 250만원, 2위 150만원, 3위 100만원의 상금이 걸려있는데, 출전이 확정된 조교사들은 상금은 물론 출전수당까지 전부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마사회도 이에 응해 매칭 펀드로 기부금을 보태 총 1900만원의 금액을 마련했다. 기부금은 렛츠런재단에서 렛츠런 문화공감센터(LetsRun CCC, 장외발매소) 인근 불우가정의 장학금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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