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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이준 "아이돌 출신?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
엔터테인먼트| 2015-06-10 07:43
엠블랙을 탈퇴한 후 온전히 배우 이준으로서 시청자들과 만났다. '정글피쉬2', '아이리스2' '배우는 배우다', '갑동이', '미스터 백', 그리고 '풍문으로 들었소'까지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새 연기적으로 훌쩍 성장한 이준이 있었다. 이제는 '배우'란 말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그다.

최근 본지는 이준을 만나 '풍문으로 들었소'에 관한 에피소드와 함께 연기적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눴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아내의 자격', '밀회'에서도 함께했던 이들은 드라마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콤비다. 여기에 이준은 이름을 올렸다.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안판석 감독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말했다.

"권위의식도 없으시고 소탈한 거장같은 느낌을 주세요. 조감독 시절에 현장에서 욕이 난무하고 예민한 상태의 촬영이 이어지다보니 그게 너무 싫으시더래요. 그러면서 '내가 감독이 되면 안그래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풍문으로 들었소'도 밤샘 촬영이 있지만 감독님이 여유가 있으시니까 모든 스태프들이 단합이 잘돼요. 분위기가 좋으니까 자연스럽게 모든 게 좋아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풍문으로 들었소' 현장은 영화 현장보다 더 영화 같다고 할까요? 스태프들이 '너무 적응하지마라. 다음 작품 힘들어진다'고 조언해줄 정도였어요.(웃음)"

이준은 '풍문으로 들었소'를 선택한 이유에 안판석감독, 정성주 작가가 주는 신뢰감이 기본적으로 깔렸지만 자신이 연기할 캐릭터 한인상의 '사랑꾼' 같은 모습이 한 몫 더했다. 과거의 첫사랑의 열병을 앓았던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고 고백했다.

"대본 보고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게 1회 때 사랑을 찾아가는 느낌이 좋았어요. 저도 학생 때 여자친구를 사귀고 설레는 감정을 느껴봤는데 그 때의 기분이 대본에 담겨있더라고요. 이런걸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인상이 결국 서봄을 선택하고 사랑을 찾아가는 사랑꾼의 모습이 공감이 됐어요."

이 작품에는 유준상, 유호정, 장현성, 길해연, 윤복인, 서정연, 김정영, 김학선, 허영도 등 중견 배우들이 많이 투입됐다. 촬영 현장은 연기에 항상 갈증을 느끼는 이준에게 배움의 장이 됐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는 것 자체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아성 씨도 그렇지만 집사님들, 양비서님 등 선배님들께 연기에 대해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봤어요. 특히 양비서님는 정말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서 따로 연기과외를 받은 것 같아요.하하."



한국 드라마 현장은 생방송처럼 진행된다. 방송 나가는 날까지 촬영이 안끝나는 경우도 있고, 쪽대본만 기다리며 대기하는 상황도 흔하다. '풍문으로 들었소'도 시간이 지날 수록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런 불가피한 상황 탓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순발력과 센스는 필수 항목이 됐다.

"금, 토, 일, 월, 화는 촬영을 하고 수, 목요일은 다 쉬었어요. 초반에는 여유로웠는데 3회 지나고 쪽대본이 나오고 정신적으로 힘든상황이 왔어요. 연습을 못하니까요. 그런 부분은 힘들었지만 한국 드라마 중 안그런 현장이 어디 있나요. 받아들이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 재미와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다른 드라마도 그렇지만 안판석 감독님 방송은 순발력과 센스가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첫 테이크에서 안끝내면 힘들어져요. 연습할 시간이 없잖아요. 손동작, 몸동작, 동선 등을 센스있게 알아서 가야하니까요. 30회다보니 매회 촬영을 하며 '다음에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걸 많이 느꼈어요. 물론 그것을 보완하면 다른 부족한 점들이 보였지만요."

이준은 극중 서봄 역을 맡은 고아성과 어린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또래 배우들 중 독보적인 연기력을 지닌 고아성은 이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단다.

"연기도 저보다 훨씬 오래했고 아는 것도 많은 친구같아요. 몰라도 물어보고, 알아도 물어봤어요. 제가 생각하는 한인상과 남들이 보는 한인상은 다를 수가 있잖아요. 다른 배역의 시선으로 한인상을 바라봤을 때, 더 이해가 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아성이와는 정보도 주고 받으면서 전체적으로 호흡이 잘 맞았어요."

이준은 '풍문으로 들었소' 촬영 중 힘들었던 신을 묻는 질문에 '한강입수'라고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1회 때 들어갔을 때보다 27회 때 들어갔던 신이 진짜 힘들었어요. 물이 더러워서 냄새가 너무 많이 났거든요. 차라리 추운게 낫더라고요. 물 앞에만 있어도 냄새가 날 정도였어요. 그 와중에 머리가 끝까지 잠겨야 했고요. 또 한강이 돌이 많아서 위험해요. 돌이 많은 곳을 피하는데, 또 화면에서는 피하는게 보이면 안되잖아요. 짧고 별거 없는 신 같을지도 모르지만 정말 힘들었어요. 어느 연기보다 계산을 많이 한 신이랍니다.(웃음)"



이준에게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이것을 떼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매번 최선을 다 할 뿐이다. 그런 태도가 '연기돌 중 단연 으뜸'으로 평가되는 이준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어떤 작품을 들어가던 상황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덜 열심히 한 적은 없어요. 늘 하는 것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했어요. 가수 출신이라서 차이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너무 복잡하게 생각을 하고 연기하면 오히려 더 어색할 수가 있잖아요."

고등학생, 첩보원, 톱배우, 사이코패스, 재벌 2세 등 늘 새로운 인물을 연기했다. 이준 역시 항상 다른 옷을 입고 싶다는 욕심을 염두하고 작품을 고른다고.

"욕을 먹더라도 항상 새로운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풍문으로 들었소'도 안해봤던 캐릭터고, 주위에서 우려도 많이 했더라고요. 제가 센거 밖에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그런 부분은 제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것 같아요. 마침 '풍문으로 들었소'가 좋은 기회였고 인상을 바꿔보자라는 생각이 있었죠."




이준은 '갑동이' 때 사이코패스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 동안의 작품도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당시는 절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에게 조금 강한 이미지가 남았다. 사이코패스와는 전혀 무관한 재벌 2세 모범생 한인상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이미지를 순화시킬 노력이 필요했다.

"제가 모범생 같이 안생겼잖아요. 저 스스로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빼고 외적인 것으로 보완을 조금 했어요. 머리스타일도 바가지 모양으로 자르고, 표정 같은 것도 어리바리하게 지으려고 했어요. 대중들도 전보다 저에 대한 인상이 바뀐 것 같아요.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월화극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며 월화극 1위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보통 시청률 1위를 하는 드라마 현장은 더욱 에너지가 넘치기 마련이지만, 이 현장에는 시청률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다. 이 또한 안판석 감독의 현장의 특징인 듯 싶었다.

"보통 드라마를 하면 현장에서 시청률에 대해 이야기 하리 마련인데, 이번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더라고요. 감독님부터가 '시청률이 중요한게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게 중요한 것'이라는 마인드라 다른 분들도 자연스럽게 신경을 안쓰는 것 같았어요."



이준은 아버지로 함께 연기한 선배 배우 유준상으로 인해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물론, 세세한 것까지 많은 변화를 맞게 됐다고 전했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세상을 사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어떻게 저러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풍문으로 들었소'를 찍으면서 뮤지컬 두 개를 소화하시고, 집에 가셔서 앨범 작업을 하시도라고요. 또 아이들 축구 심판도 해주시고 홍은희 선배님과 데이트도 하시고요. 일하면서 가정에도 충실하세요. 촬영하다 쉴 때도 노래연습을 하시거나 매트를 가지고 다니시면서 스트레칭을 하세요. 스태프들이 심심해 하면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죠. 연기적인 것 이외에도 유준상 선배님께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저도 막판에 일이라고 생각 안하고 촬영하니까 힘들어도 재밌더라고요. 마인드가 바뀌고 나니까 단순히 일을 해서 피곤한 것과는 달랐어요. 밤새서 찍어도 스트레스 많이 안 받았어요."

주변에서 아무리 잘했다고 칭찬해도 본인의 눈에는 아쉬운 점이 남기 마련이다. 이준 역시 그러했다. 법대생으로 나오는 한인상을 연기하며 법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보이지 않는 것까지 신경쓸 수 있는 세심한 준비가 부족했음을 스스로 반성했다. 이런 돌이킴은 다음 작품의 이준의 모습을 충분히 기대케 만든다.

"급하게 촬영을 들어간 것도 있지만, 안보이는 것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알아두고 연기하면 마음 다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예로 인상의 가방 속에는 법과 관련된 책을 무겁게 다 넣어서 다녔어요. 인상의 가방 속이 화면에 나가진 않지만 넣어두면 기분부터 달라져요. 다음에는 어떤 직업을 하든, 전문적으로 깊게 들어가서 조언도 구하는 등의 준비를 하려고요. 다음 작품에서의 모습은 만반의 준비를 할테니 지켜봐주세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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