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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F ‘울트라 메르스 페스티벌’ 될라” 우려
뉴스종합| 2015-06-11 10:59
공연 성격 상 수만명 밀착 접촉 불가피, 메르스 확산 우려
복지부 “서울시 소관” → 서울시 “개별 제한 안해. 개인 위생 철저 당부”
주최 측 “고열 의심자 귀가 조치 등 방역 철저히 할 것”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국내 메르스 감염 우려로 여러 사람이 운집하는 공연 등이 잇따라 취소, 연기되고 있지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5 (UMF Korea)’ 측은 관객들 간 밀접 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성격의 공연인 UMF 공연을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UMF(Ultra Music Festival)는 199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돼 매년 이어지고 있는 일렉트로닉 음악 축제다. 아시아에서는 2012년부터 매해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오는 주말인 12, 1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2013년 6월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열렸던 UMF 2013 공연 당시 관객들의 모습. UMF 공연은 10만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한데 밀집해 서로 몸을 부딪히고 환호성을 지르는 등 밀접 접촉이 불가피한 성격의 공연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헤럴드경제 워터마크

공연 시간은 각각 오후 1시께부터 밤 10시께까지 거의 10시간에 달한다.

UMF는 일반 록 페스티벌처럼 밀집한 인원들이 서로 몸을 부딪히고, 고성과 환호가 계속되는 성격의 활동적인 공연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참여했고, 올해는 12~13만명의 관객이 참석할 것으로 주최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공연의 성격 자체가 관람객 간 밀접 접촉이 불가피한 만큼, UMF 개최로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일반 시민은 물론 티켓을 끊어놓은 관감객들 사이에서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사촌동생과 함께 티켓 2장을 끊었다가 헐값에 지인에게 넘겼다는 대학생 이모(23ㆍ여)씨 “가족들의 만류로 공연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1년을 기다리며 당일 입을 옷까지 사뒀는데 아무래도 메르스 때문에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위터 상에서도 “UMF 진짜 사람 많이 몰릴 텐데 메르스 때문에 헬(지옥)나는 거 아닌가(@Ze***)”, “UMF = 울트라 메르스 페스티벌 아 못가겠다(@se********)”, “UMF 취소 안 해? 아티스트들은 들어온대?(@lo************)”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메르스 대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와 관련한 가이드라인 제시,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 등은 이달 8일부로 각 지자체에 넘어갔다”며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이므로 서울시에 문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는 “현재 서울시의 방침은 각 단체의 콘서트 등 행사를 개별적으로 제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공연 참가자들이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메르스 국내 권위자인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밀접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는 성격의 공연이라면 메르스 증상을 나타내는 감염자가 해당 공연에 참가할 경우 상당한 감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심한 근육통이나 발열 등 메르스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감염자가 해당 콘서트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메르스 임상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만이 메르스 감염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현재까지 공연 일정을 취소한 해외 아티스트나 관계자는 없으며, 사전 방역 활동을 포함해 보건 당국의 지시와 안전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최 측은 구체적인 방역 계획으로 ▷열화상감지기 등 발열감지 시스템을 구축해 입장 전 고열의심자 사전 격리 및 귀가 조치하며 ▷입장객 전원은 열감지 센서를 통해 체온검사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출입구에 발판 소독기를 설치하고 각 공연장 구역에 다량의 손 세정제를 비치하며 ▷입장 전 반드시 손 세정을 한 뒤에야 입장이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주최 측 관계자는 다만 “메르스 우려를 감안해 티켓 환불 가능일자를 종전 6월 2일에서 공연 전날인 6월 11일까지로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규모 환불 사태 등은 벌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예년처럼 수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원이 잠실운동장으로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부터 매년 친구들과 함께 UMF에 참가해 왔다는 직장인 장모(29ㆍ여) 씨는 “인터넷에서 메르스 때문에 UMF 예매를 취소했다는 글들을 보고 친구들과 ‘단톡방’에서 올해 UMF는 포기할지를 논의했다”며 “하지만 ‘우린 젊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기로 결정했다. 대신 예전처럼 사람이 밀집한 무대 코앞에서 관람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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