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휴업 놓고 교육3주체 ‘중단? 연장?’ 고심
뉴스종합| 2015-06-12 11:13
학사일정 차질·WHO 권고…교육청, 학교장에 휴업권한 이양
교사·학교, 연장 감축 방안 고민…학부모 ‘중단’ ‘연장’ 팽팽히 맞서
高3제외 학생 대부분 연장 찬성



길게는 열흘 남짓 계속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에 따른 휴업으로 교육당국과 학교들의 학사일정 차질 우려 속에 상당수 시ㆍ도 교육청이 대부분 12일까지 일부 관할 지역에 내렸던 일괄 휴업령을 해제했거나 해제할 뜻을 시사하고 있다. 향후 휴업 지속 여부가 학교장의 몫으로 넘어오면서 교육 3주체인 교사ㆍ학부모ㆍ학생은 고민에 빠졌다.

교사와 학교의 경우 모자라게 된 수업일수 걱정 속에 일부는 아예 휴업 연장을 고민하고 있고, 학부모의 경우 “학교에서 (아이를)챙겨주는 것이 좋다”와 “휴업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반면 학생은 고3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휴업 종료를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동상삼몽(同床三夢)’으로 보이지만 교육 3주체가 모두 휴업을 놓고 ‘중단론’과 ‘연장론’ 사이에서 고심 중이다.

교육계와 복수의 교사, 학부모, 학생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0일 ‘메르스 휴업 기간’이 15일을 초과하면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더욱이 세계보건기구(WHO)까지 휴업 학교에 “수업 재개” 권고를 내린 데가 교육계 일각의 ’포퓰리즘 논란‘까지 겹치면서 시ㆍ도 교육청들은 교육일괄 휴업령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1일 평택 등 7개 시(市)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에 내린 휴업령을 이날까지로 종료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휴업령은 고육지책이었다. WHO의 권고를 적극 고려하겠다”며 강남ㆍ서초구에 역시 이날까지 내려진 휴업령을 해제할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교육 3주체는 모두 휴업 중단과 연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교사와 학교의 고민이 가장 커 보인다. 교육부가 제시한 수업일수 감축 기준 휴업 기간 15일이 가혹하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첫 휴업 학교가 나온 터여서 가장 길게 한 학교도 이날까지 휴업 일수가 9일에 불과하다.

지난달 봄 단기방학으로 짧게는 이틀 길게는 열흘동안 쉬어 연간 수업일수(190일)를 채우는 것도 문제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여름방학은 부모와 휴가를 떠나는 학생이 많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며 “(학교장이)겨울방학 감축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아예 자체적으로 다음주에도 계속 휴업해 15일을 채워 법령대로 수업일수의 10%(19일)를 감면받을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도 휴업 중단과 연장 사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학교 밖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며 “차라리 학교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는 “확진 환자가 계속 나오는 등 메르스가 아직 난리인데 아이를 (학교에)보내기 어렵지 않냐”며 걱정했다. 평택 등 이번에 휴업령이 내려졌던 지역의 학교들은 상당수 학부모가 자녀를 아예 장기 결석시킬 가능성이 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대부분 휴업 연장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고3은 다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수시 모집 전형 등 대학 입시 일정을 맞추려면 진도 나가기가 빠듯하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3 학생은 “‘메르스 휴업’이 솔직히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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