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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군함도에 가려진 백제의 미소
헤럴드경제| 2015-07-10 16:00

[헤럴드경제=최소라 인턴기자] 지난 6월 28일부터 독일 본에서 열린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일본과 한국의 유적지가 각각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재되었다. 일본 근대기 유물 산업시설 23곳이 지정되었는데, 이중 군함도를 포함하여 7곳은 1930~40년대 조선인들이 강제로 징용되어 많은 이들이 실종되고 사망한 통한(痛恨)의 지역이다.

그나마 외교부의 노력으로, 강제징용이라는 표현은 넣기로 하였지만 그마저도 강제징용이 강제로 노동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는 듣는 이로 하여금 어이를 상실하게 한다. 외교부의 무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와중에 백제유적지구의 유네스코 등재는 축하는커녕 조용히 묻혀버리고 말았다.

출처=EBS 지식채널 e

이번 백제유적지구의 유네스코 등재 시도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공주시와 부여군 지자체에서 개별적으로 유네스코 등재를 시도하였다. 각 지자체에서 진행되다보니 유네스코 등재에 필요한 여러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웠고 매번 시도는 좌절되었다.

시간이 흘러 2011년 익산시, 부여군, 공주시, 전라북도 그리고 충청남도 총 5개의 지자체와 문화재청의 협력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고 2015년 백제유적지구의 유네스코 등재로 이어졌다.

능산리 고분 <출처=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공식홈페이지>

독보성과 교류성, 유네스코의 두가지 기준을 충족하여 총 8곳의 백제유적지(공산성·송산리 고분군·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정림사지·능산리 고분군·나성·왕궁리 유적·미륵사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백제만의 독자적 문화와 일본 등 타국에 백제문화가 전파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정림사지 <출처=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공식홈페이지>

백제유적지구는 웅진(공주),사비(부여) 그리고 사비시대의 제2의 수도인 익산에 널리 흩어져있다. 삼국시대 고구려에게 백제가 한성 함락되어, 문성왕이 475년 웅진으로 수도를 천도하고 후에 마지막 수도 익산에서 660년 백제가 멸망하기까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이로써, 신라 고구려에 이어 백제까지 삼국 모두가 유네스코 문화재로 등재되었다.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등재는 슬프고 비판해야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백제유적지구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까지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슬픈 역사의 연장선이자, 우리 조상들의 넋을 외면하는 일이 될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orc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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