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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무대? …김무성 대표 연이은 ‘시 낭송’ 정치
뉴스종합| 2015-07-14 10:56
[헤럴드경제=김상수ㆍ김기훈 기자]“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그리 울었나.”

새누리당 김무성 당 대표가 연일 시를 낭송했다. 1주년 기자회견 때에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언급하더니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첫 만남에선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인용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즐겨 찾는 사자성어나 고사성어 대신 시를 선택한 셈이다. 어려운 한자보다 한층 이해가 쉬운 시를 골라 이미지를 구축하고, 시 속에 속내를 에둘러 전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김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현기환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과 회동했다. 현 정무수석이 취임한 이후 첫 만남이다. 김 대표는 몰려든 취재진을 보며 “아이고 정무수석이란 존재가 이리 대단하노”라며 농담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현기환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4일 오전 취임 인사차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어 ‘국화 옆에서’ 시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그리 울었나’라는 시가 있듯 적임자를 고르려고 54일 간이나 공석이 있었던 듯 싶다”고 말했다.

서정수 시인의 ‘국화 옆에서’로, 소쩍새나 먹구름의 천둥, 가을의 무서리 등도 모두 국화꽃을 피우기 위한 시련이었다는 내용이 담긴 시이다. 현 수석을 국화꽃에 비유하며 그만큼 54일간의 공석이나 그동안의 당청 갈등이 현 수석을 계기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를 담은 발언이다.

김 대표는 “협상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조활동을 오래 해서 노하우나 실력이 있는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현 수석을 치켜세웠다. 또 “매사 낮은 자세로 전화하고 찾아오는 사람이다. 저하고도 잘 소통해왔고 정무수석 역할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 수석도 “평소 마음으로 존경하는 김 대표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시니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잘하도록 하겠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3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선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인용했다. 김 대표는 “제 각오와 열정을 제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이란 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며 시를 읊었다.

“내를 선너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김 대표는 시를 읊은 후 “새누리당은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김 대표는 과거에도 이른바 ‘로봇 발연기’를 선보이는 등 이색 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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