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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뚝심·소통리더십으로…통합하나銀 조기에 이룬 김정태 회장
뉴스종합| 2015-07-14 11:28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집무실 앞에는 회장실 대신 ‘Joy Together’라는 문패가 걸려있다. 격식과 지위를 내려놓고 “누구와도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의 이런 진심이 통했다. 좁혀도 좁혀질 것 같지 않던 외환은행 노조와의 간극도 마침내 메웠다. 조기통합에 나선지 1년. 우여곡절 끝에 그는 실낱같던 조기통합의 꿈을 이뤄냈다.

이틀간의 밤샘협상에 따른 극적인 타결이었지만 협상 타결의 계기는 오래전부터 쌓였다. 그건 오래전부터 직원들 사이에 쌓인 그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는 2012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특유의 친화력으로 직원들과 소통해왔다. 지난해 7월 조기통합이란 금기어(?)를 입밖에 내놓았을때 소용돌이 치는 직원들을 직접 설득하고 나섰다. 12번에 걸쳐 양 은행 직원들과 비전캠프를 통해 ‘왜 지금인지’를 설명했고 직접 지방을 돌며 목표를 제시했다.

구조조정 불안감을 표현하는 직원들에겐 “나도 피합병은행 출신이다. 그런데도 회장이 되지 않았나” 며 “절대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다. 시작은 회사 얘기였지만 끝은 달랐다. 그는 직원 각자에게 “꿈을 가지라”고 얘기하며 “진정한 성공이란 세월이 갈수록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삶”이라며 인생조언으로 마무리했다.

극적타결 직전 노조와의 밤샘 협상때도 그랬다. 속 터놓고 얘기해보자며 폭탄주부터 돌린 그는 “조기합병을 하더라도 구조조정은 절대 안 한다”며 “인간 김정태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동시에 “더 이상은 양보할 수 없다”며 단호한 협상가의 모습도 보였다. 역대 노조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철벽’ 노조 협상단도 결국 그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인간 김정태의 뚝심이 통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물리적 통합보다 더 어려운 화학적 통합을 이뤄낼 차례다. 향후 조직정비와 융합은 합병의 성패를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다. 자산 290조원으로 업계 1위 은행으로 올라선 만큼 그에 맞는 실력도 갖춰야 한다. ‘따거(형님) 회장님’만 바라보는 직원도 1만5717명이나 된다. 그의 방 앞에 걸려 있는 ‘Joy Together’라는 문패 마냥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기 위해선 다시 한 번 뚝심과 소통의 형님 리더십이 필요하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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