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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표도르 컴백…정상 탈환은 “무리”
엔터테인먼트| 2015-07-15 10:45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격투기 황제’로 통했던 전 프라이드FC 헤비급 챔피언 예멜랴넨코 표도르(39ㆍ러시아)가 격투기 판에 복귀한다.

러시아의 격투기 전문매체 유니언MMA는 15일(한국시간) “표도르가 3년만에 링으로 돌아온다”고 보도했다.

표도르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행정가로서 러시아 종합격투기(MMA) 발전을 위해 일하며 이 종목의 문제점에 대해 잘 알수 있었고 최대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이제는 링으로 복귀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멜랴넨코 표도르가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그가 과거 전성기 때처럼 최강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견해들이 제기된다.

39전34승4패1무의 전적을 자랑하는 표도르는 자신이 주전장으로 뛰던 일본산 국제대회인 프라이드FC가 현 세계 최대단체인 UFC에 인수되기 전까지 ‘60억분의 1의 사나이’란 닉네임이 붙을 만큼 막강한 선수로 꼽혔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가까이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심지어 UFC의 팬들도 그가 세계 최강이라고 순순히 수긍했을 정도다.

그는 2012년 6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로부터 국가체육위원회 위원 자리를 물려받아 행정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해왔다. 사실상 현역선수가 아닌 스포츠행정가의 행보를 걸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평소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며 몸을 유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표도르가 자신의 이번 ‘선언’을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중 실천한다는 전제로, 세계 격투기무대에서 어느 정도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국내외 전문가들 대다수가 근래 들어 그의 복귀설이 나돌 때마다 예전같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식의 성과를 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가 뛰던 헤비급 체급만 놓고 보더라도 UFC의 현 챔프 파브리시우 베르둠, 직전 챔프인 케인 벨라스케즈, 전전 챔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의 기량은 표도르를 확연히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지 오래다.

실제 그는 파브리시우 베르둠, 안토니우 시우바(이상 브라질), 댄 헨더슨(미국)에 3연패하며 후광처럼 빛나던 ‘절대무적’의 이미지를 내려놓아야 했고, 이후 자존심 회복만을 위해 정상급 파이터가 아닌 제프 몬슨(미국), 이시이 사토시(일본), 페드로 히조(브라질)과 싸워 3연승하고서야 은퇴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은 사정이 더 험악해졌다. 표도르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40살 불혹이다. 체력적으로 예전같을 수가 없다.

게다가 지난 3년간 경기 경험이 없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공교롭게도 표도르가 떠나 있던 그 3년간 UFC에서 주도한 종합격투기의 경기로서의 진보는 전에 없이 컸다. 표도르가 이런 최신 기류와 동떨어진 ‘옛날 격투기’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한편 표도르는 이번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고질적인 부상에서 회복할 수 있었다”라면서 “당장은 경기를 치를 몸 상태가 아니지만 최근 최고의 코치와 파트너들을 모아 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경기를 치를 단체에 대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상대와 경기일이 공표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소식과 관련해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표도르가 단체 벨라토르(Bellator MMA)에서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라면서 “표도르는 스트라이크포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벨라토르 현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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