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레바논 난민소녀의 울음에 곤욕치른 메르켈
뉴스종합| 2015-07-17 11:02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 행사에서 이민정책과 관련, 냉정한 입장을 취했다가 여론의 비판에 시달렸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메르켈 총리는 지난 15일 ‘독일의 안락한 삶’(Gut Leben in Deutschland) 행사의 일환으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로스토크의 학생들 30여 명을 만났고 현장 분위기를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됐다.

영상에서 림이라는 이름의 한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출신 레바논 소녀는 메르켈 총리에게 “여기서 머무를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한 내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눈물을 흘리며 강제추방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진=NDR 영상 캡처]

림은 유창한 독일어로 몇 분 간 차분하게 그에게 자신이 겪어온 일들을 이야기했고, 영구거주 허가가 나지 않아 아버지가 직장을 구할 수 없고 대학에 가고 싶다는 소망도 말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원칙을 고수하며 림에게 “정치가 때론 좀 어렵다”며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림이 메르켈의 답변을 듣고 흐느끼며 울기 시작하자 메르켈 총리는 림에게 다가가 "오늘 참 잘했다"며 어깨를 토닥거리며 달랬다.

메르켈 총리는 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망명 신청자들을 위해 마련한 우선절차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는 "냉정하다", "동정심이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민자 문제는 독일 내에서도 논란거리다. 4년 간 내전과 이슬람국가(IS)의 발호로 쑥대밭이 된 시리아는 난민을 쏟아내고 있으며 아프리카 곳곳에서도 난민들이 나와 유럽으로 몰려들고 있다.

독일로 향하는 난민들은 한 해 수천~수만 명에 달하며 유럽연합(EU)는 독일에 향후 2년 간 1만2100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목표치를 할당했다.

그렇지만 내부적으론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ㆍ페기다) 운동이 거세지며 이민자들과 독일 국민들 사이에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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