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성비 오덕] 액션캠 세대교체, 고프로 히어로4 세션
라이프| 2015-07-18 10:01
[헤럴드경제(하와이)=정찬수 기자] 고프로가 최근 출시한 ‘히어로4 세션(Hero5 Sessionㆍ이하 세션)’은 기존 히어로 시리즈의 성능을 유지하고, 크기와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인 액션캠입니다. 기존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더 쉽고 빠르게 촬영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 특징. 원(One) 버튼으로 강화된 사용성과 스마트폰 연동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IT 트렌드에도 부합합니다. 곁가지를 쳐내고 본연의 기능만 극대화시킨 전략은 기존 마니아와 신규 사용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프로는 세션 출시를 기념해 지난 6일(현지시각) 한ㆍ중ㆍ일 기자 10여명을 미국 하와이로 초청해 런칭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천혜의 자연 속에서 스탠드업 패들링, 아우트리거, 스노클링, 승마 등 다양한 레저 활동을 통해 액션캠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 골자죠. 서핑 마니아였던 닉 우드먼(Nick Woodman)이 파도를 타는 장면을 찍기 위해 고안한 제품이 고프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와이는 신제품을 런칭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여기에 아시아 액션캠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고프로의 의지도 엿보였죠.
히어로4 실버(오른쪽)와 세션의 비교. 크기와 무게 모두 절반에 불과합니다.

‘히어로4 세션’은 히어로 시리즈의 혁신적인 도전이자 전환점입니다. 초경량(74g)ㆍ최소형(3.8㎜x3.8㎜x3.6㎜) 디자인과 쉬운 촬영 방식은 액션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액션캠의 왕좌에 도전하는 경쟁업체들을 향한 회심의 한방입니다. 사용성과 편의성은 현존하는 액션캠 중 가장 우위에 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와이 터틀베이 리조트 ‘서퍼 더 바(Surfer The Bar)에서 진행한 토크 스토리(Talk tory)에서 ’프로 서퍼‘ 칼라니 채프만(Kalani Chapman)의 사용 소감은 세션의 강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공기 저항이 적을 수록 움직임은 자유로워진다. 세션은 손, 머리, 보드 등 어디든 부착되며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하나의 버튼으로 완성된 조작 체계는 어떤 히어로 제품보다 편하다.”
토크 스토리(Talk tory)에 참석한 프로 서퍼 칼라니 채프만(Kalani Chapman-오른쪽)은 "작고 가벼울수록 움직임은 자유롭다"고 밝혔습니다. 세션이 기존 액션캠보다 혁신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죠.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초소형을 실현하면서 특화된 녹화 성능은 그대로입니다. 4K 녹화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휴대성과 편의성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풀HD(1920x1080) 해상도의 영상을 최대 60프레임으로 담을 수 있고, 800만 화소의 정지화상과 타임랩스 등도 지원합니다. 단 버튼의 수를 줄인 탓에 연동된 스마트폰으로만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액션캠이 갖춰야할 강점을 살리면서 자연스럽게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든 셈이죠.
하나의 버튼만 존재하는 간결한 조작 체계. 하단에 옵션 버튼이 숨어 있지만 마운트를 고려하면 녹화 버튼 하나만 사용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디자인과 마감, 내구성은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액션캠에 필수적으로 포함됐던 하우징이 필요없습니다. 자체 방수 실링 처리로 최대수심 10m까지 완벽하게 물의 침투를 방지하죠. 따라서 다양한 액세서리와 결합해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존 히어로 마운트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마운트 없이 들고 다니기에도 좋습니다.
 
원 버튼으로 인해 세부옵션과 모드 선택은 스마트폰으로 가능합니다. 불편하지만 액션캠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더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인 셈.

크기가 작아져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아지진 않았을까? 이 역시 기우였습니다. 풀HD영상 기준으로 연속 촬영 가능 시간은 약 2시간. 원 버튼으로 작동하는 기기의 특성상 녹화를 진행하지 않는 대기모드에서도 절전 설계가 잘 이뤄졌다는 느낌입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녹화를 진행하고 끄는 과정을 반복하면서도 배터리의 잔여량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를 착탈할 수 없는 불편함과 충전시간은 다소 길었지만 말이죠.
정지화상 예시. 초광각 렌즈의 특성과 800만 화소수를 볼 수 있습니다. 맑은 환경에서 HDR 못지 않은 균형감 있는 대비를 보여줍니다.

광량이 부족한 환경에서 히어로4보다 화질저하(픽셀화)가 보인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정지화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실내에서는 확실하게 기기를 고정시켜야 합니다. 부피와 이미지 센서 크기 축소로 인한 불가피한 요소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화질을 선택의 기준으로 볼 수 없습니다. 액션캠의 존재이유가 사용성에 있기 때문이죠. 선천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능도 눈에 띕니다. 영상과 정지화상의 제어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튠(Protune)’과 광량에 따른 환경을 보완하는 ‘자동 저조도’ 등이 포함됐습니다.
무료 소프트웨어 '고프로 스튜디오'는 강력한 영상 후보정 툴입니다. 컨버터와 에디터를 모두 포함하고 다양한 탬플릿으로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화질과 색감은 고프로에서 제공하는 무료 편집 소프트웨어 ’고프로 스튜디오‘로 보정할 수 있습니다. 다소 밋밋하거나 깨진 영상에 실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양한 편집 옵션과 탬플릿과 익숙해지면, (더 고급지게) 세션을 200%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기자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예시입니다. 누구나 쉽게 편집툴을 활용할 수 있도록 레이아웃을 간결화 시킨 점이 돋보였습니다.



‘고프로 히어로4 세션’의 가격은 히어로4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는 49만5000원입니다. 마이크로SD카드ㆍ충전기ㆍ마운트들가지 더하면 가격 부담은 더 커질수 밖에 없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결국 활용성과 취향입니다. 당연히 스크린에 익숙한 사용자보다 역동적인 촬영 성능에 무게를 둔 사용자들에게 적합하겠죠. 조깅이나 크로스핏을 할 때 아이폰보다 아이팟 나노를 착용하는 것이 더 편하듯 말이죠.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디자인과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도 충분한 내구성. 입에 물고 뛰어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 녹화 성능을 자랑합니다.

고프로가 강조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분야의 진입장벽은 무시해도 좋습니다. 고프로 슈퍼볼 광고가 보여준 대로, 초광각 렌즈가 만들어내는 일상은 충분히 재밌기 때문이죠. 스키나 수영, 래프팅 등 레저 활동을 즐기지 않는 국내 사용자들에게도 ’허세 아이템‘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찍은 아이들의 성장기나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길 등 되레 ’패밀리 기기‘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보다 빠르고 쉬운 촬영법과 다른 화각이 가장 큰 매력이겠죠.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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