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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15살부터 근로 가능토록 교육제도 손봐야”…첩첩산중 노동개혁
뉴스종합| 2015-08-17 16:51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정부가 꺼내든 노동개혁이 첩첩산중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지만, 정작 노동개혁에서 임금피크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노동개혁 테두리 내에서 논의해야 할 과제는 한국식 대기업 문화, 정규직ㆍ비정규직 차별, 노사 관행, 고령화 대책 등 분야를 넘나든다. 15살부터 취업 시장에 뛰어들도록 교육제도도 손봐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노동개혁이 한국 사회 뿌리부터 손봐야 한다는 걸, 그만큼 험난하다는 걸 보여주는 예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김대환 경제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노동개혁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17일 국회에선 새누리당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마련한 ‘노동개혁, 왜? 어떻게?’ 세미나가 열렸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노사정을 이끌며 노동개혁 핵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노동개혁의 각종 과제와 현황 등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또 어렵다는 얘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며 “사회ㆍ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노동시장은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이렇게 고통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으로, 노동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ㆍ경제 환경 변화까지 맞물려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의 노동개혁의 과제로 다양한 분야를 언급했다. 우선 고령화 사회 여파를 꼽았다. 그는 “저출산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젊은 피의 공급이 과거보다 제한되고 있다”며 “저성장 시대와 맞물려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교육제도 개편도 노동개혁의 일환이라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시장이 진입하는데, 법적으로는 15세 이상부터 근로할 수 있다”며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기를 정책적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초ㆍ중ㆍ고ㆍ대학교 교육 기간인 6ㆍ3ㆍ3ㆍ4년제를 일부 선진국처럼 5ㆍ5ㆍ3, 5ㆍ5ㆍ4년제로 변경해 좀 더 이른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바꾸자는 취지다.

사회 양극화도 노동개혁과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ㆍ정규직ㆍ유노조의 근로자와 중소기업ㆍ비정규직ㆍ무노조 근로자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사회 양극화의 핵심적인 원인이 이 같은 노동시장 이중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기업문화 개선이 노동개혁의 중요 과제임을 강조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2003년 58.7%에서 현재 46%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수준은 71.6%에서 64.3%로 떨어졌다. 정규직ㆍ비정규직 간의 격차보다 대기업ㆍ중소기업 간의 격차가 더 크고, 갈수록 심화된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정규직ㆍ비정규직 논쟁으로만 노동개혁을 접근할 수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 문화도 노동개혁 핵심 과제로 꼽았다. 급변하는 환경 변화와 달리 노사문화는 ‘87년 체제’에 머물며 조직이익만 대변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게 김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노동단체가 중앙차원에서 상당히 정치적으로 구성됐고 기업 차원의 단일 노조는 조직이기주의가 팽배해 노동단체의 내부 조율 조정기능이 상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와 정부가 빈번하게 대립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김 위원장은 덧붙였다.

그는 “노사 관계도 ‘임금, 임금’하지 말고 ‘일자리, 일자리’를 주장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노사문화 변화를 촉구했다.

노동개혁으로 다룰 과제는 이처럼 분야를 넘나들며 산적해 있지만, 정작 현실은 임금피크제 하나조차 쉽사리 합의를 보지 못하는 형국이다. 논의 주체인 노사정도 원상 복귀가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희망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해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노사정이 모두 노동개혁의 공동설계자란 생각으로 희망을 한 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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