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복지재단 측이 ‘추석을 앞두고 저소득층에게 차례상 비용을 지원해주고 치료비가 없어 병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의 긴급 의료비로 사용해 달라’며 기부했다”고 전했습니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정형래 보문복지재단 이사장의 낡은 신발 |
19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기금전달식에는 정 이사장이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한 정 이사장의 검은색 구두는 곳곳에 밑창과 가죽을 꿰맨 실밥이 끊어 해졌을 정도로 낡았다고 경향신문은 전했습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1억원을 갖고 오신 이사장님의 다 닳은 신발을 보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다.
19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 사진 중앙이 정형래 이사장 |
정 이사장은 실밥이 터진 구두에 대해 “내가 발이 편해서 이 신발을 오랫동안 신고 다니는 것뿐이다. 집에 새 구두가 여러 켤레 있다”면서 “늙어서 집에 있는 옷도 다 못 입고 있다. (알려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광주 보문고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평소에도 근검절약이 몸에 밴 것으로 주변에 알려져 있습니다. 정 이사장이 사는 집은 25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에 가전제품과 가구 등도 수십 년 된 것들이 즐비하다고 합니다.
보문고는 광주 사립학교 재단 42곳 중 올해 두 곳인 ‘법정전입금 100% 납부학교’에 포함되는 등 수년간 법정전입금을 모두 내고 있습니다. 학교법인은 매년 재학생들에게 2500만원 규모의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보문고 측은 “이사장님 집 선풍기는 20년이 넘었고 교사들과의 회식도 허름한 갈비탕 집에서 한다”면서 “그렇지만 학교시설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아 다른 학교 선생님들이 부러워한다”고 전했습니다. 복지재단 역시 정 이사장이 전 재산 300억원을 내놓아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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