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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파이터’ 이효필 은퇴전, ‘마왕’ 김종왕과 대결
엔터테인먼트| 2015-08-24 09:58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은퇴전을 추진중인 50대 ‘기인 파이터’ 이효필(57)이 마침내 상대를 찾았다. 종합격투기 1세대 파이터인 ‘마왕’ 김종왕(41)이다.

58년 개띠인 이효필과 74년 범띠인 둘의 나이 차는 무려 16살. 이효필은 “찾고 찾다보니 센 후배를 만났다”면서 “은퇴전에 더 동기부여가 된다”며 생애 마지막 격투기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효필의 은퇴전을 준비해온 프로모션업체 관계자는 24일 “이효필과 김종왕이 오는 11월 초 격투기 대결을 펼치기로 지난 22일 최종 합의했다”며 “오는 9월 7일 이들의 대결 조인식 겸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효필의 은퇴전 상대로 김종왕(이상 왼쪽부터)이 결정됐다.

수년째 국내외 베테랑 파이터들을 직접 만나러 다니며 ‘마지막 경기’를 준비해 왔던 이효필에게는 감회가 새롭다. 파이터로서 마지막 소원이 성사됐다. 올해를 넘기면 은퇴전 자체를 포기하려던 터였다.

앞서 이효필은 지난 해와 올해, 극진공수도 및 K-1 출신인 카쿠다 노부아키와 구체적 금액까지 오갈 만큼 대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카쿠다 측이 돌연 입장을 바꾸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 한 국내 유명 헤비급 파이터들도 여러 이유로 고사했다.

프로복싱 세계챔프 출신 박종필과 ‘이종격투기’ 대결을 벌였던 이효필(이상 왼쪽부터).

그러던 중 올 6월말 프로레슬링 WWA의 1인자 노지심과 대결이 거의 성사될 뻔 했으나, 노지심의 무릎 십자인대 부상이 심해지면서 결국 이도 결렬되고 말았다. 이효필은 큰 한숨을 쉬었었다.

프로모션 관계자는 “결과적으로는 이효필 대 노지심 카드보다 이효필 대 김종왕 카드가 더 강하다”며 “김종왕은 국내 종합격투기 1세대란 상징성에 프로레슬러로서도 중견을 이끄는 선두주자이기도 해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필은 요즘 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12년 전인 2003년 7월 전 WBA 슈퍼 미들급 세계챔프 박종팔과 격투기 대결을 벌여 5회 TKO로 승리했던 그 인물이다. 이후 국내에서 1개 경기를 더 치러 승리한 뒤 K-1 파이터 폴 슬로윈스키, 프로복싱 레전드 마이크 타이슨 등 빅네임과 대결을 추진하며 관심을 모았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의욕만 앞세운 게 화근이었다. 금전적 손해와 명예 실추가 막심했다. 해외 프로모터에 줄을 대려고 들인 돈도 돈이지만, ‘허풍쟁이’ ‘관심종자’란 불명예스런 별명이 붙었다. 이번 은퇴전은 승패를 떠나 이런 불명예를 털고 진심으로 격투기를 해왔다는 사실 하나를 인정받는 게 목표라고 이효필은 다짐하고 있다.

마즈(MARS) 한국대회에서 오구라 세이지에게 펀치를 날리는 김종왕(이상 왼쪽부터).

은퇴전 상대로 만나게 된 김종왕은 객관적으로 만만치가 않은 선수다. 프라이드FC 산하 대회였던 프라이드더베스트와 판크라스, K-1 히어로즈 등 일본대회는 물론 북미 킹오브더케이지에서도 활약한 슈퍼베테랑이다. 세련된 기술은 없지만 경기 초반 쏟아내는 일발 펀치와 강력한 파운딩 등은 파괴력이 무시무시하다.

경기 룰은 아직 논의중이다. 이효필은 입식격투기를 해온 인물인 반면 김종왕은 종합격투기 선수기 때문이다. 이효필은 종합도 좋다는 입장이며, 김종왕 역시 입식으로 대결해도 무방하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프로모션 측은 라운드당 룰을 입식, 종합으로 교차적용하는 ‘믹스 룰’ 도입도 검토중이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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