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부양책에도 증시 폭락·성장률 7% 달성도 위태…시장통제 실패 대가 ‘李 위기론’ 부각
외신들도 현 위기상황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가 확실히 더 위태로워졌다고 판단한다. 아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커창 위기론’을 대서특필하기도 한다.
리 총리는 증시부양을 위해 지난 7월 단기매매, 신규증시상장, 대주주 주식매각 금지, 국영 금융기관 등의 2000억달러 주식매입 등 여러 조치를 시행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6월 중순 연고점을 찍은 이후 42.6% 급락했고 지난 4거래일 동안만 해도 주가가 22% 빠졌다.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다시 외환보유고를 털어 위안화를 매입하는 등의 정책도 오히려 투자자들의 심리을 악화시켜 자금이탈만 불러왔다. 리 총리와 함께 이 계획을 구상한 마 카이() 부총리까지 발을 동동 구르는 이유다.
리 총리가 내놓은 ‘신창타이(New normalㆍ新常態)’시대 경제성장률 목표인 7% 달성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세계 패권국가로 발돋움하려는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마저 흔들린다.
중국 정치학 전문가인 윌리 람 홍콩중문대학교 교수는 “만약 상황이 더 악화되고 (시진핑 주석이)정말 희생양이 필요한 시기에 다다르면 리 총리가 이를 딱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시 주석 입장에서 리 총리는 눈엣가시일 수 있다. 리 총리는 지난 2013년 3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후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는 후 전 주석과 함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중심세력이었다. 이 때문에 대다수 전문가들과 정계 관계자들 사이에 리 총리는 역대 총리들 가운데 가장 힘이 약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태자당 계열인 시 주석이 리 총리 세력을 꺾고자 이번 증시 폭락을 방관하고 있다는 설까지 나온다.
최근 후 전 주석의 ‘오른팔’이었던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은 뇌물수수, 기율위반 등의 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