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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독하게" S.O.Phi.A를 만나다
헤럴드경제| 2015-08-26 15:07

[헤럴드경제=허다인 인턴기자]인터뷰가 기대된다며 설렘 가득한 눈빛을 보내는 소피아 단원들.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하는 ‘소피아(S.O.Phi.A)’는 숙명여자대학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다. 

소피아에는 인턴을 그만 두고 동아리에 들어온 사람, 졸업을 1년 앞두고 3학기 내내 연습, 연주에 미친 사람들이 있다.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여느 대학생들과는 다른 모습. 악보 하나 읽지 못하고 악기를 시작하는 초보자들도, 포기했던 음악 진로를 다시 선택하는 사람들도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숙명여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  21기 단체 사진
첫 합주에서 ‘중간에 몇 마디를 놓치고 당혹스러웠다고’ 말하는 사람들, 이제는 합주 시간이 끝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같은 마디를 무한 반복한다. 기본 3박4일, 아침7시부터 밤11시까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온종일 연습만 한다는 ‘음악캠프’에도 전원 참가한다. 대학교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를 맡고 있는 김동혁 지휘자는 소피아를 '독하다'라고까지 표현할 정도.

‘이렇게 고생할 데가 없다 싶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에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S.O.Phi.A 21기 첼로 파트 단원들의 발랄한 모습.
소피아 활동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21기 회장 권지수 씨는 사람 관계와 의견조율의 어려움을 첫손에 꼽았다. “사람 관계에 대한 고민도 여전해요.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많은 인원이 함께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 간의 의견을 조율해야할 때가 부지기수죠. 그런 일을 맞닥뜨릴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난감합니다. 그렇지만 또 맞춰가며 성장하는 것 같아요. 음악만 서로 조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울려가는 과정입니다.”

오케스트라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은 이들에게 던져진 '인생 축소판'과도 같다. 개인 연습뿐만 아니라 합주 시간에도 음악 선율의 아름다움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각자 최대 한계치에 다다른다. 실력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모든 걸 그만두고 싶을 때 다시 한번 더 자신의 마음을 다독인다. 악기를 손에 쥔 사람들, 오늘도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맞추기 위해 현란한 악보 앞에 선다.

S.O.Phi.A 21기 세컨드 바이올린 단원들의 모습.
“바이올린 지판을 처음 짚는 단원도 있어요. 처음이지만 모두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죠. 실력은 모두 달라도 각자 나름대로의 최고 지점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갑니다. 저마다의 성장통을 극복해내는거죠.”

단원들의 힘이 모여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소피아는 음악가에 대한 꿈을 키워주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 한 친구는 현재 나노물리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한 때 플루티스트를 꿈꿨던 학생이었다. 음악에 대한 꿈을 접고 입학한 이래 소피아 활동을 계기로 플룻 연주가에 대한 꿈을 다시 키우고 있다. 지금은 따로 플룻 개인 레슨을 받고 다양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연주에 참여하는 등 음악가의 길을 걷기 위해 남모를 고민을 감수하며 적잖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제21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이번에 열릴 제21회 정기연주회는 오는 8월 30일 저녁 7시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다. 1부에서는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랄로 스페인 교향곡 5악장,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1악장,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3악장을, 2부에서는 브람스 1번 교향곡을 연주한다.

연주회를 즐기는 '꿀팁'으로 팀파니의 소리에 주목하라고 한다. 팀파니의 박자는 정확하고 규칙적이기 때문에 전체 음악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더 멋진 연주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는 소피아, 앞날이 기대된다.

smylda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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