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대신 떠놓은 정화수. <사진출처=유종필 관악구청장 페이스북> |
제목은 ‘아내 대신 떠놓은 정화수’. 아침 마다 정화수를 떠놓던 아내의 정성, 그리고 여행을 떠난 아내의 빈 자리.
이제 아침엔 제 법 쌀쌀합니다. 가을의 문턱. 30초만 쉬었다 가시죠.
우리집에 언제부턴가 아침마다 정화수가 놓여있길래 ‘이제 집사람도 늙었구나’라고 생각한 적이있다. 어릴적 시골에서 엄마들이 하던일이었으니까. 우리 엄마도 서울와서는 이런걸 하시지 않았는데, 집사람이하는 것을 보니 그 뒷태에서 엄마의 냄새가 풍겼다. 오늘 아침 무심코 눈을뜨니 주위가 허전하다. 모처럼 여행 떠난 아내의 빈자리 때문. 아들이 밥먹은 빈 그릇을 설겆이하다 정화수를 발견하고 아내 대신 정화수를 떠놓았다. 가족의 무사평안을 비는 엄마의마음, 아내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우물물이 없으니까 아리수 정화수지만 마음만은 똑같다. 이 대목에서, ‘나도 이제 늙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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