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가깝고도 먼 ‘50걸음’여야 국감 상황실
뉴스종합| 2015-09-08 11:43
불과 50걸음. 국회 중앙 현관을 사이에 두고 100미터도 채 되지 않은 거리다. 여야가 8일 일제히 출범시킨 국감상황실 얘기다.

물리적 거리는 이리 가깝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마지막 국정감사에 돌입하는 여야의 심정은 ‘사즉생(死則生)’이다. 총선 전초전에 죽을 각오로 임할 태세다. 50걸음을 사이에 둔 여야의 사활 건 정쟁(政爭)이 시작됐다.

새누리당은 ‘민생’을 국감 출사표로 잡았다. 야당의 공세를 적극 방어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민생을 살리는 민생 국감, 경제 국감, 정책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야당의 근거 없는 정치 공세는 적극 차단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정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생을 살리는 민생 국감, 경제 국감, 정책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또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참신한 정책을 제안한 의원은 우수의원으로 발표하고 시상할 것”이라며 민생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한층 야당에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굳이 국감에 (기업인을) 불러 국감 시간을 낭비하고 막상 불러놓고는 몇 초 질의하고 ‘예ㆍ아니오’만 요구하는 건 후진적인 행태”라며 야당의 국감 증인 출석 요구를 비판했다. 그는 “현재까지 채택이 안된 증인은 국감 중에 해야 하는데, 여야 충돌로 원만한 국감 진행이 어렵다”고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새누리당과 같이 ‘민생’을 강조했다. 다만, 내용은 전혀 달랐다. 박근혜 정부 심판론에 국감 초점을 맞췄다. 민생 파탄의 원인으로 현 정부를 지목하고 국감을 통해 문제점을 적극 파헤치겠다는 출사표다.

새정치연합이 이날 내건 국감종합상황실 현판 옆엔 ‘4생국회’가 적혀 있었다. 안정민생ㆍ경제회생ㆍ노사상생ㆍ민족공생 등이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현판식에서 “4생국회가 열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곧이어 현 정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임기가 절반을 넘겼지만, 국민을 섬기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파탄보다 더 무서운 건 경제 위기 대응 능력 부재”라고 날을 세웠다.

국감 목표로도 박근혜 정부 심판을 앞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불안하고 무능한 박근혜 정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식시키는 박근혜 정부를 넘어 미래에 대한 대안과 정책 능력을 보여주는 국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다.

여야는 이날 국감종합상황실을 열고 오는 10일부터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추석 연휴 잠시 공백기를 가진 뒤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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