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리얼푸드]출출할땐 ‘가을 고구마’
뉴스종합| 2015-10-03 10:21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가을걷이가 시작될 무렵이면 주말마다 시골에 있는 외갓집에 일손을 거들러가곤 했다. 산을 둘러싸며 넓게 펼쳐진 과수원과 밭을 오가며 박스며 바구니를 채우다 보면 어느덧 가을걷이 막바지가 되곤했다. 일년 농사가 창고 한가득 쌓일때 쯤, 마지막으로 향하던 곳은 늘 고구마 밭이었다.

일상에 쫓겨 밭일을 도와주던 때가 언제인지도 생각이 안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집에는 고구마 한 상자가 배달됐다. “고구마 캔다고 어깨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호미를 들고 쪼그려앉아 열심히 밭에서 고구마를 캤을 동생의 투정아닌 투정이 엄살은 아닐테다. 가을걷이 ‘퀘스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고구마 수확의 노동강도가 만만찮은 것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잘 안다.

거짓말 조금 보태 팔뚝만한 고구마들을 보니 앞으로 몇 개월은 간식 걱정 안해도 좋겠다. 손자, 손녀들을 먹이기 위해 올해도 고구마 농사를 잊지 않았던 외할머니의 정성, 열심히 수확한 가족들의 노력이 아깝잖은 맛. 그냥 삶아서 먹기만해도 달콤한 간식거리가 되는 고구마의 존재는 숱한 가공식품과 함께하는 본인의 일상에서 구세주같은 존재다. 


[사진출처=123RF]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는 간식으로, 식사대용으로 남녀노소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이 쉽게 드는 것에 비해 칼로리가 낮은 고구마는 식사대용으로 먹었을 때 훌륭한 다이어트 식이 된다. 고나트륨, 고탄수화물, 고당(糖)의 가공식품이 차지했던 간식들을 대체할 건강 간식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잦은 외식,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현대인의 만성질환인 변비에도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한다. 고구마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한다. 생고구마를 잘랐을 때 보이는 하얀 진액인‘야라핀’성분도 변비 해결에 도움을 준다. 더덕 등에도 들어있는 이 야라핀 성분은 과거에는 뭉친 변을 풀어주는 약으로도 쓰였다고.

함께 구황작물로 구분되는 감자에 비해 혈당지수(GI지수)도 절반가량 낮아 당뇨병 환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피로회복, 항산화작용, 체내 신진대사를 돕는 비타민C도 풍부하다. 특히 고구마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삶은 후에도 70~80%가 남아있어 조리 후에 섭취해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칼륨과 인의 함량도 높은데, 특히 인의 경우 100g당 54mg이 포함, 곡류 중에서도 인 함량이 높은 식품으로 꼽힌다. 인은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성분이다.

고구마의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게 위해서는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채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고구마의 껍질에 다량의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들어있어서다. 간단하게 삶거나 쪄서 먹는 방법 외에도 다이어트와 혈당조절이 목적이라면 밥을 지을 때 생 고구마를 토막 썰기해 넣어 ‘고구마 밥’으로 먹는 것도 추천한다. 고구마를 삶은 후 으깨서 페이스트 형태로 빵에 발라먹거나 무스 형태로 각종 디저트에 첨가해도 좋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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