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펫팸족 이야기]돌멩이 아닙니다, 사랑스러운 ‘펫돌’이랍니다
뉴스종합| 2015-10-06 10:38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1990년대 후반 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있었다. 바로 게임속에서 동물을 돌보고 키우는 ‘다마고치’.

동물의 상태에 따라 배가 고프면 밥도 주고 볼 일을 보면 치워주고 병에 걸리면 병원에도 데려가고 잠도 재우고…. 다마고치가 죽으면 자기가 아끼던 애완동물이 죽은 거 마냥 대성통곡도 한 적이 있었다.

이미 추억의 한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한때 ‘펫’시장을 주도했었다.

최근 펫 시장에 다마고치와 같은 ‘펫’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름 8㎝ 남짓한 동그란 물체. 보금자리인 둥지에 그의 이름이 적힌 푯말이 꽂혀있으며 전용 손질제품인 브러쉬와 손수건도 있다. 이는 살아있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펫스톤’으로 불리는 ‘애완돌’이다.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펫스톤은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끼리 농담으로 시작됐다.

‘애완돌’ 개발자인 개리 로스 달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겪는 고충에 대해 듣게 됐다. 그리고 그는 친구들에게 “나는 애완돌을 키우고 있어 전혀 그런 고충을 잘 모르겠다”고 농담을 하자 친구들이 재미있어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이 귀기울이며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펫스톤’ 사업 구상에 착수했다. 그렇게 농담으로 시작된 그의 아이디어 ‘펫 락’(Pet Rock)은 불과 6개월 동안 개당 약 4달러에 150만개가 팔렸다.


펫스톤을 키우는 김지호 씨는 “애완견을 몇마리 키우는데 애완견이 아프거나 죽기라도 하면 우울증 증상까지 올때가 있다”며 “펫스톤을 키우고 나서는 그럴 걱정이 없고 이름도 지어주고 매일 이름 불러주고 하니 벌써 정이 들었다”고 했다.

평생을 함께 한 반려동물을 잃고 난 후 충격과 상실감으로 불면증, 우울증 등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공황상태를 한번 겪었던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으려는 성향도 강하다.

펫스톤의 인기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펫스톤 뿐만 아니라 강아지 형태의 애완견 로봇도 있다.

로봇 강아지 ‘제니보’는 마치 살아있는 강아지처럼 스스로 걷고 움직이며 500여 가지의 감정 상태를 표현한다. 코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람얼굴을 인식할 수 있고 사람의 손길 차이나 음성명령어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아이를 둔 가정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이 차가운 이미지를 벗고 인간의 심리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간의 심리치료용 로봇인 물개로봇 ‘파로’를 개발했다.

미래학자들은 “스마트폰 역시 움직이진 않지만 로봇의 일종”이라며 “이미 사람들은 로봇들과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애완시장 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atto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