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데이터랩]‘내우외환’ 정면돌파 승부수 띄운 롯데 신동빈 회장
뉴스종합| 2015-10-12 11:15
롯데면세점은 내우외환에 빠져 있다. 안으로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하며 사업 전반에 암운이 드리운 상태고, 밖으로는 면세사업 특허권 만료에 따라 롯데의 특허권을 노리는 SKㆍ두산ㆍ신세계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36년간 국내 1위 기업으로 일궈온 면세사업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이 난국 타개를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신 회장은 12일 인천 운수동 롯데면세점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공헌 혁신 5개년 계획 ‘상생2020’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면세점으로서 성장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상생 2020을 발표했다”며 “2020년까지 5년간 1500억원의 상생기금을 바탕으로 창조경제와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특정 사업 계획을 해당 계열사의 대표가 아닌 총수가 직접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면세 사업에 대한 절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상생2020은 ▷중소ㆍ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일단 중소기업과의 상생 전략이 눈에 띈다. 200억원 규모의 중소 파트너사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파트너사의 성장을 돕는 데 활용하고, 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중소브랜드 매장 면적을 각각 두 배로 확대해 중소업체들의 성장을 돕기로 했다. 또 전담팀을 꾸려 유망한 중소브랜드를 발굴, 면세점 및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인큐베이팅관’도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3600억원 규모인 본점과 월드타워점 내 중소브랜드 매출을 2020년에는 4배 가까운 1조3500억원 규모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 맏형으로서 경영상황이 어려운 지방 중소 시내면세점의 자립을 지원키위한 상생활동도 확대키로 해 주목된다.

신 회장이 직접 나서 롯데면세점 수성(守城) 전략을 공표한만큼 향후 굵직한 성과가 있다면 공으로 인정받겠지만, 성과가 없다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세점전쟁 선두에 나선 것은 진흙탕 국면의 경영권 분쟁의 후폭풍을 정면에서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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