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의 산파역할을 한 신 대표는 올 한해 식품업계에서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선 CEO다. 단맛 감자칩 아이디어부터 브랜드 네이밍까지 그의 손을 거친 허니버터칩은 감자칩 시장의 만년 꼴찌 해태제과를 일약 최강자로 변모시켰다.
올 7월에는 제과업계 최초로 과일맛 감자칩을 내놓아 또 한번 업계 주목을 끌었다. 과일맛은 감자칩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장의 편견을 깨고 ‘1초에 1봉지’씩 팔리는 인기 제품 반열에 올랐다. 이들 제품이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제과업계 전체의 스낵시장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활기를 띠었다.
신정훈 대표는 “허니버터칩 신드롬은 어느 제과업체도 경험한 적이 없는 일대 사건이었다”며 “허니버터칩 성공 DNA는 해태제과의 가장 큰 자산인 동시에 국내 제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공유할 책임을 느껴왔다”고 현직 CEO로서 드문 출간 배경을 밝혔다.
신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MBA를 거친 경영학 전문가지만 ‘허니버터칩의 비밀’은 실제 업무 과정의 에피소드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담았다. 10여 년간 해태제과 수장으로서 체득한 그의 메시지는 ‘경영 이론을 맹신하지 말라’라고.
책 속에는 ▷허니버터칩의 출시를 놓고 이견이 팽배해 자칫 시장 선점을 놓칠 수 있었던 순간 ▷경쟁업체의 허니버터칩 유사제품 대응 ▷공장 증설 결정을 앞둔 최고 경영자로서 맞닥뜨린 고민 등 이론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고뇌를 진솔하게 담았다.
한편 신대표는 매월 책 1권을 지정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토론 자리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서적이 단골 메뉴지만 ‘미스터초밥왕’, ‘식객’, ‘에키밴’ 등 만화책도 자주 선정된다. 단맛, 짠맛, 고소한 맛이 순차적으로 느껴지는 허니버터칩 맛의 비결 역시 와인을 소재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얻은 ‘와인 같은 감자칩’의 영감에서 비롯됐다는 일화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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