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약재로도 쓰일만큼 효능적인 면에서도 훌륭한 ‘꽃 차’는 보기 좋은 꽃이 먹기에 좋다는 표현이 그대로 어울린다. 겨울의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는 요즘, 가을에 더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가을차들을 준비했다. 가을꽃으로 우려낸 차로, 금세 지나쳐가버릴 가을의 기운에 흠뻑 젖어보는 것은 어떨지….
▶코스모스= “맛은 쓰고 차다. 청혈해독에 효능이 있다”(본초강목). 가을하면 코스모스다. 갖가지 분홍빛을 내는 가을의 꽃, 코스모스를 차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않다. 완연한 가을이 찾아오기 전에 딴 코스모스는 예로부터 독을 해독하는 ‘약재’로도 많이 쓰였다. 항염작용을 해 종기치료에도 많이 이용됐으며, 열을 내려주고 눈이 충혈되는 증상도 완화해준다. 코스모스를 채취한 후 꽃대를 잘라 손질하고 은은한 불에 창호지를 올리고 수 회 덖어주면 코스모스 꽃차를 만들 수 있는데, 이 같이 덖은 코스모스를 따뜻한 물에 5~6송이 넣으면 꽃차가 완성된다.
▶천일홍=천일 동안 꽃의 색이 바라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천일홍은 물에 우려내면 투명한 붉은 빛을 낸다. 꽃대를 손질한 후 불에 올린 창호지 위에서 덖는 식으로 제다해서 만드는 데, 이 과정이 다른 꽃에 비해 쉬워서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천일홍을 우려낸 꽃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혈액순환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효과도 있다. 기분이 좋지 않거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우울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준다.
▶국화차=마른 꽃잎을 우려내면 찻잔에 꽃 한 송이가 피어난다. 눈으로 한번 마시고 향으로 한번 즐기며 입으로 한번 더 누리는 국화차의 맛과 향은 청명한 가을과 잘 어울린다.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됐던 국화는 두통을 없애고 눈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로회복에도 탁월해 수험생들이 커피나 카페인 음료 대신에 섭취하면 좋다. 본초강목에서는 국화의 효능에 대해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도우며 사지를 고르게 한다. 감기, 두통, 현기증에 좋다”고 기술하고 있다. 비타민A, 비타민B1 등이 풍부하다. 단 맛이 나기 때문에 식후에 입가심용 등으로 매일 음용하면 좋다. 말린 국화꽃을 베개 속에 넣고 자면 불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