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사우디-이란의 종파주의, ‘중동 정세불안 증폭시킨다’
뉴스종합| 2015-10-19 10:24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최근 중동의 정세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인부터 따져보자면 시리아 내전이나 이슬람국가(IS)의 발호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에서의 내부갈등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수니파와 시아파의 이슬람 종파갈등이다. 여기에 중동의 패권을 놓고 사우디와 이란이 경쟁을 벌이면서 개입을 하고,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사태는 더욱 크게 확산되는 것이다.

시리아와 이라크, 예멘 등은 미국과 서방 등 외세의 침략보다 중동 이웃 국가들이 분열과 불안을 조장하고 있어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형국이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몇 주간 시아파와 수니파 무슬림들의 충돌이 심화되고 사우디와 이란의 힘싸움이 고조되며 (수니파)원리주의자들의 시아파 모스크(사원) 테러,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 내전이 이어지면서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열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으로 종파주의를 꼽았다.

최근 그 종파주의와 갈등의 골을 더욱 키운 것은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고였다. 사우디 수니파 지도자들과 이란 시아파 지도층은 사태를 상호비방전으로 확대했다.

또한 사우디 수니파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돕기위해 군 병력을 파견했다. 아사드 정권은 시아파 정부였고 이란의 원조를 받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우디 수니파 사제 55명은 성명을 내,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슬림들의 저항으로 러시아가 퇴각한 사건을 거론하며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예멘 내전 역시 시아파 이란과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수니파 각국의 대결이었다.

마다위 알 라시드 런던정경대학 중동센터 교환교수는 “제거(elimination)와 정화(purification)를 포함한 종파주의의 언어는 어떤 분쟁에서든지 매우 위험한 단어들”이라며 “대화와 정치적 해결, 타협의 여지를 두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종교적 분쟁은 정치적 분쟁보다 해결하기가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예멘은 물론,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 정치적 지배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극단주의가 나왔고 종교적 정체성도 난립했다는 지적이다. 예멘 출신의 레바논 베이루트 카네기 중동센터의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지도부도 없고 정부도 없고 국가도 없다”며 “국가적인 어젠다도 없고 단지 총만 많을 뿐”이라고 말했다.

라미 쿠리 베이루트 아메리칸대학교 이삼페어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례가 없던 것이라 로드맵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정치적인 동력이 실패하면 사람들은 종교로 되돌아서게 되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종파분열이 고조된 나쁜 시기에 와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급진적인 이들이 이런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무책임함이 이런 일들이 발생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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