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의 명과 암
헤럴드경제| 2015-10-20 11:04
지난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 주요쇼핑시설과 관광지에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KOREA GRAND SALE)’이 열렸다.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기본 30%에서 최대 80%에 이르는 할인을 통해 소비자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제조업체는 재고를 청산, 상품을 순환시켜 생산자금을 확보하게 하는 취지로 도입되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작년 동기 대비 백화점 매출은 평균 25%이상 신장되었고, 가두 식음료 매장들도 10%이상 회복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선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정례화하고 조직적으로 기획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으로 진행된 미국이나 유럽의 블랙프라이데이와 달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정부와 유통사 주관으로 진행되어 생산을 책임지지 않는 중간단계의 유통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제조업체가 안아야 하는 단점 때문에 생산업체가 ‘노마진’이나 ‘역마진’으로 팔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대형입지를 가지고 있는 할인마트나 백화점, 면세점과 같이 고객응집이 될 수 있는 대형유통단지에서의 행사로 제한되어 전문마케팅이 불가능한 전통시장은 혜택에서 제외되었고, 해외명품브랜드는 가격고수를 위해 불참하는 등 반쪽자리 행사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대백화점에서 10월 5-11일까지 열린 대한민국 그랜드 모피대전에 참여한 디자이너모피 카자(CAZA)의 크리스 박(CHRIS PARK)대표는 “이번 행사는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좋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였던 반면, 대형유통업 중심의 한국소비마켓에서 소비자와 제조업체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방안이 다각도로 모색되어야 노마진의 유쾌한 블랙프라이데이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소견을 밝혔다.

8월 14일부터 10월 31일까지 1달 반 동안 지속되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 미국처럼 연간소비의 20%가 발생하는 진정한 블랙 프라이데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한국의 소비자, 제조업체, 유통업체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이 급선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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