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내가 “당신이 내 눈빛과 표정을 볼 수 없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을 때 무척 미안하고, 슬펐다. 결혼 9년 만에 태어난 아들을 안고 재우다가 사랑스런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말할 수 없이 슬펐다.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 신순규 지음/ 판미동 |
그는 딱 하루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해, 나무, 새, 가족, 사무실, 직장동료, 911 테러 현장,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타임스퀘어 등을 천천히 머리에 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교회로 가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누구에게는 일상인 일들이 그에게는 딱 하루만이라도 보고 싶은 절실한 소원이었다.
그는 저자 신순규(48)다. 9살 때 시력을 잃었지만, 꿈은 잃지 않았다. 15살에 피아노를 배우러 미국으로 유학 갔다. 음악에 소질이 없음을 깨달았다. 진로를 바꿨다. 하버드와 MIT에서 공부하고, 미 월가의 증권 애널리스트가 됐다. 돌아보니 옆에는 19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가 있고, 힘들게 얻은 아들이 있다. 또 가슴으로 낳은 딸이 합류했다. 그에게 가장 소중한 다섯 가지(본다는 것, 꿈, 가족, 일, 나눔) 스토리가 감동적으로 전개된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