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WHO ‘가공육 발암’ 후폭풍]‘1급 발암물질’ 잘못된 표현이 가공육 공포 키웠다
뉴스종합| 2015-11-01 08:59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WHO(세계보건기구)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육가공업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를 ‘1급 발암물질’이라고 잘못 표현해 국민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WHO는 발암물질의 종류를 ‘1~4군’으로 구분하고 있다. ‘군(群)’은 영어로 표현하면 ‘group’으로 학술자료가 얼마나 많고 정확하느냐, 즉 발암물질이라는 근거가 얼마나 있는가를 기준으로 분류된다. 위험성의 등급을 나타내는 ‘급(級ㆍgrade)’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가령 1군은 발암물질이라는 근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는 것들이라면, 2, 3, 4군으로 올라갈수록 근거가 적은 것이 된다.

이번에 가공육 등이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경위 역시 마찬가지다. WHO 산하 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번 발표를 내놓는 과정에서, 육식과 암과의 상관 관계에 관한 800개 이상의 연구를 재검토해 종합했다. 가공육이 암을 유발한다는 근거를 그만큼 확보했다는 것이다. WHO 역시 최근 해명을 통해 “발암 위험을 낮추려면 가공육을 적당히 섭취하라는 WHO의 기존 권고를 재확인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군’이 위험성을 평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은 군에 포함돼 있는 것들이라도 위험성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 가공육이 기존에 1군에 포함돼 있었던 담배, 석면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IARC보고서는 전세계 연간 암환자 3만4000여명이 과다한 육류섭취 식습관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담배로 인한 사망 100만명, 음주 원인 사망 60만명, 공해 원인 사망 200만명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치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2군이나 3군으로 분류되는 것들이, 1군에 있는 것들보다 더 위험하다고 밝혀질 수도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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