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명인이 사랑한 와인](10)마릴린 먼로의 ‘장 레옹 그랑 레제르바’
뉴스종합| 2015-11-04 08:37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세기의 섹스 심볼’로 불리우며 전세계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마릴린 먼로’. 그녀의 모습을 형상화 한 레이블을 담은 와인인 ‘장 레옹 그랑 레제르바’ 2003 빈티지가 최근 출시됐다.

‘장 레옹 그랑 레제르바’(Jean Leon Gran Reserva)는 레이블에 ‘빈야 라 스칼라’(Vinya La Scala)라고 쓰여 있는데, 장 레옹이 소유했던 베버리 힐스에 있는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인 ‘라 스칼라’에서 이름을 따 왔다. 


‘라 스칼라’는 미국 영화 산업의 황금기 시대 헐리우드 최고 셀러브리티들의 모임 장소였다. 마릴린 먼로를 비롯해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이곳을 찾았고, 이 레스토랑의 주인인 장 레옹 또한 할리우드 영화 배우였다. 특히 마릴린 먼로는 집에서도 ‘라 스칼라’의 음식을 시켜 먹을 정도로 단골손님이었다. 먼로가 죽기 전날에도 집에서 이곳의 음식을 시켜 먹었고, 장 레옹은 먼로에게 음식을 가져다 줬다. 그 다음 날 먼로가 사망했고 살아 있는 그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바로 장 레옹이었다. 그는 그녀의 죽음과 관련된 은폐된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정치적인 문제라 끝내 그 진실을 언급하기를 꺼려했다고 전해진다.

장 레옹은 ‘라 스칼라’ 레스토랑에서 자신이 만든 와인을 선보이길 원했고, 자신의 고향인 스페인에 스페인 최초로 국제 품종(까베르네 소비뇽, 샤도네이 등)을 들여와 와인을 만들었다.

이 와인은 라 스칼라 포도밭에서 나온 포도로만 만든 와인으로 스페인 최초의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이다. 오직 작황이 좋은 해에만 생산된다. 훗날 미국의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 자신의 취임식 때 이 와인을 선정해 또 한번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해마다 다른 카탈루냐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레이블을 장식하는 것도 유명하다. 2000년 빈티지는 Joan Hernandez Pijuan의 작품, 2001년 빈티지는 Maczassek Waltraud의 작품이 선정됐다. 2002년도에는 작황이 좋지 않아 와인이 생산되지 않았고, 2003 빈티지가 바로 ‘마릴린 먼로’의 레이블이다. 2003 빈티지는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Josep Maria Subirachsㆍ세계적인 조각가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수난의 파사드를 완성)가 레이블을 그렸으며, 마릴린 먼로의 오리지널 초상화를 할리우드 필름 형태로 형상화하며, 영원한 생명을 불어 넣었다.

깊은 루비 레드색으로 코끝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균형감이 아름다운 와인이다. 잔잔하게 깔리는 잘 익은 과일향과 스파이스, 토스트 향, 그리고 훌륭한 구조감과 긴 숙성기간을 가졌다. 


▶‘장 레옹 와이너리’는 어떤 곳?

장 레옹 와이너리는 헐리우드의 배우였으며, 유명 레스토랑 ‘라 스칼라’의 주인이었던 장 레옹이 1964년 그의 고향인 스페인의 페네데스에 150ha의 땅을 사면서 시작됐다. 그의 본명은 세페리노 카리온(Ceferino Carrion)으로 1947년 미국으로 건너간 가난한 스페인 이민자였다. 그는 미국에서 프랑스인으로 대접받기 위해 이름을 ‘장 레옹’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그는 접시닦이부터 시작해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한국전쟁에 자원 입대하는 등 힘든 생활을 했다. 이후 헐리우드의 고급 레스토랑인 ‘빌라 카프리’에 취직을 하게 된다. 빌라 카프리는 당대 최고의 가수이자 배우였던 프랭크 시내트라가 운영하던 곳으로, 그 곳에서 그의 뛰어난 외모와 화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빌라 카프리에서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험프리 보가트, 마릴린 먼로, 제임스 딘과 친분을 갖게 된다. 특히 제임스 딘과 공동으로 ‘라 스칼라’라는 레스토랑을 개업하기로 했지만, 오픈 2주를 앞두고 제임스 딘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는 혼자서라도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다음해인 1956년 레스토랑을 오픈을 하게 된다. ‘라 스칼라’는 순식간에 할리우드의 아이콘이 됐다. 그 동안 알고 지냈던 헐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이곳으로 몰려 들기 시작했고, 가장 큰 단골손님 중 한 명이 ‘마릴린 먼로’였다. 


장 레옹은 이후 고향인 스페인으로 건너가 196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를 만든다. 그는 라피트 로쉴드, 라 라귄과 꼬트통 샤르마뉴와 같은 프랑스의 명성 높은 와이너리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멜롯 등 국제품종을 들여와 심었는데, 이는 스페인 최초의 시도로 스페인 와인 역사에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최초의 싱글 빈야드를 소유함으로써 스페인 와인 역사에 또 하나의 큰 의미를 부여한 와이너리로 인정받고 있다.

장 레옹은 이러한 성공으로 인해 베버리 힐즈의 왕, 헐리우드의 신화로 불리며 승승장구했지만, 1990년대 중반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남은 생을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싣고 요트여행을 다녔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30년 간 자신의 절친했던 친구이자 선의의 경쟁자, 스페인 와인 업계의 대부로 불리우는 미구엘 토레스에게 1994년 “내 양조장을 스페인 사람인 당신이 맡아줘. 그리고 지금 나와 당신이 만드는 것처럼 세계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 주게나”라고 얘기했고, 토레스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1996년 영화와 같은 생을 마감했다. 토레스에서는 지난 2002년 방문자 센터(Visitor’s Center)를 오픈해 그의 삶과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방문자 센터는 장 레옹이 최고의 삶을 살았던 1950년대 캘리포니아 스타일로 지어졌다.

▶ 찰떡궁합 음식은 비프 휠레

‘장 레옹 그랑 레제르바’는 스페인의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 100%의 와인으로 육류 고기와 대체적으로 잘 어울린다. 그릴에 구운 육류, 특히 샬롯 소스를 곁들인 비프 휠레와 매우 잘 어울린다. 이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중에서도 풍미가 강한 편이며, 스파이시함과 에스프레소와 부싯돌 향 등 풍부한 풍미를 갖춰 갈비 등 양념을 한 육류 요리와도 이상적인 조합을 보여준다.

또한 이 와인에서 느껴지는 매력적인 구운 허브와 바닐라 향은 양고기 요리나 허브와 함께 구운 육류요리와 최적의 궁합을 보여준다. 산도가 훌륭하고 탄닌이 받쳐줘 육류와 함께 할때 육질도 부드럽게 느껴지게 해 준다. 스파이시하게 마무리되는 피니시는 입 안에서 고기의 육즙과 함께 어우러져 맛과 향을 두 배로 증폭시킨다. 



▶ 장 레옹 그랑 레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Jean Leon Gran Reserva Cabernet Sauvignon)

○원산지 : 스페인 페네데스
○종류 : 레드 와인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100%
○적정 음용온도 : 17℃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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