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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ㆍ21 은퇴전 이효필 “이번에도 신발 신고 찬다”
엔터테인먼트| 2015-11-13 14:32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오는 11월 21일 서울 등촌동 KBS 88체육관에서 은퇴전을 치르는 ‘기인 파이터’ 이효필(57)이 출전을 코 앞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링 위에서 ‘완전연소’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효필의 현재 체중은 95㎏이다. 두 달전 108㎏에서 무려 13㎏을 감량했다. 은퇴전 상대인 ‘마왕’ 김종왕(41ㆍ㈜대영/해림) 또한 120㎏ 안팎의 체중을 자랑하는 까닭에 따로 계약체중을 두진 않았지만, 훈련에 매진하다보니 저절로 체중이 빠진 것이다.

이효필 ‘더 라스트’. 그의 은퇴전이 12월21일 치러진다.

이효필은 13일 “12년 전 박종팔과 싸웠을 때 체중이 지금과 같은 95㎏다.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요즘 몸 상태 같으면 현역 생활을 더 해도 되겠다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이효필은 지난 2003년 7월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죽마고우였던 프로복싱 세계챔프 출신 박종팔과 입식격투기 룰로 싸워 승리했다.

이 당시 이효필이 생고무 바닥의 운동화를 신은 채 로킥 연타로 박종팔을 공격했던 점은 논란이 됐었다. 맨발로 차는 것보다 위력이 배가된다며 반칙 시비가 불거졌던 것도 사실이다.

12년전 박종팔과 입식격투기 대결모습.

그러나 이효필은 이번 은퇴전에도 신발을 신고 경기할 예정이다. “김종왕 선수하고는 서로 합의가 됐습니다. 링 위에서 미끄러질 우려도 적고, 둘 다 신발을 신고 링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이효필을 기인이라고 하는 데는 몇가지 사연이 있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현역을 고집해온 점이나 아직도 하루 6㎞ 로드워크를 가뿐히 해내고 100m를 14초 내에 주파하는 피지컬도 그렇지만, 가끔씩 ‘미쳤다’고 생각될 기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가 연례 행사처럼 치른다는 두 가지 기행을 소개해 본다.

여름엔 ‘모기 지옥’ 이벤트를 벌인다. 올 여름엔 양수리에서였다. 호숫가에서 저녁 7시쯤 자리를 잡고 새벽 2시가 넘도록 한 곳에 좌선하고 앉는다. 그 사이 수천마리의 모기가 반바지와 러닝셔츠차림인 그의 몸에 들러붙는다. 이를 털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프고 가렵지만 끝까지 참습니다. 새벽 3시쯤이 되면 모기들이 더 물질 않더라고요. 그러고나면 ‘해냈다’는 희열이 밀려오는데 해보지 않으면 모를 겁니다.”

겨울엔 12월31일 신년전일마다 꽁꽁 언 계곡을 찾는다. 지난 해 겨울엔 홍천이었다. 얼음을 깨고 들어가 앉으면 온몸을 바늘로 쑤시는 듯한 통증과 심장이 멎을 듯한 한기가 엄습한다. “30초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디다. 보기는 쉬워 보이는데 나도 1분은 못 버틸 것 같아요.”

그의 은퇴전이 열리는 대회 ‘더 라스트(The Last)’에는 ‘58년 개띠’ 동갑내기인 탤런트 이동준 씨의 시범 경기가 열린다.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를 3연패 했던 이 씨는 친구 이효필의 은퇴전을 빛내주겠다며 흔쾌히 출전을 결심했다.

이동준 씨는 이효필에게 “친구야, 우리는 세월이 흘러도 절대로 후배들한테 지지 말고 열심히 살자”고 격려도 해줬다.

이효필은 후련하게 파이터 인생을 마무리하고 새 인생을 시작하는 것만 바란다고 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지요. 저도 열심히 해왔지만, 후배 김종왕 선수도 열심히 준비해 왔다고 합니다. 경기 당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관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고 싶습니다.”

이효필의 은퇴전과 이동준 씨의 시범경기가 치러지는 격투기대회 ‘더 라스트’는 이 밖에 남성 종합격투기와 입식격투기, 여성 입식격투기 각 1개 경기씩을 포함해 총 5개 경기로 구성된다. 스포츠전문채널 KBS N 스포츠에서 중계된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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