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도 엇비슷해 헷갈린다. IT나 모바일에 특화한 트렌드 서적까지 치면 그야말로 홍수다. 이들 각각이 제시한 트렌드를 단순합계하면 수십 가지를 훌쩍 넘는다. 일상의 현상 대부분이 트렌드가 될 판이다. 독자 입장에서는 책 두께의 와인리스트를 보는 느낌! 또는 몇 박스 분량의 참고자료를 받은 난감함! 다 늘어놓고 다시 추려봤다. 중복제시된 트렌드를 골랐다. 과하다 싶게 가지치기를 하니 ‘뺄셈, 파괴, 1인, 기부, 불안, 그리고 디지털’로 요약됐다.
‘▶브랜드를 빼는 추세다. 브랜드의 몰락이자 개성적 취향의 부상이다 ▶기존의 룰을 깨고, 관성을 타파하는 개인과 기업이 성공한다 ▶1인 미디어, 1인 창작, 홈퍼니싱(home furnishing), 집밥 등 개인생산이 떠오른다 ▶기부와 착한 소비, 그리고 의미를 파는 마케팅이 인기를 끈다 ▶경제적, 정서적으로 불안이 일상화되는 과잉근심사회가 된다 ▶SNS를 통해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온라인교육이 확대된다’
딱히 “이거다”라고 들어오는 게 없다. 이미 트렌드가 돼 낯익은 것도 보인다. 이들 책들은 각종 수사와 조어(造語)로 화려하다. 뜻을 함축해 한눈에 파악되게 하려는 게 조어의 취지일진대 오히려 더 난해하다. 일목요연하고, 인사이트(insight) 있는, 진정한 ‘트렌드 보고서’가 아쉽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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