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정부터 10분 지나 체포…야간시위자 집시법 무죄
뉴스종합| 2015-11-30 07:05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야간시위가 허용되지 않는 자정부터 10분 지나 체포된 집회 참가자에게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밤 12시를 넘어서까지 현장에 있었더라도 실질적으로 시위를 벌였는지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야간 도로점거 시위로 기소된 박모(46)씨에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일반교통방해 혐의에만 벌금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2008년 6월28일 오후 7시께부터 대한문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만명 넘게 참가한 촛불집회는 서린로터리ㆍ태평로ㆍ세종로 일대 전 차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하는 밤샘시위로 바뀌었다.

박씨는 시위대를 검거하며 강제해산에 나선 경찰을 피해 도망가다가 0시10분 체포됐다.

박씨는 이듬해 기소됐지만 야간시위 금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돼 재판이 계속 미뤄졌다.

헌재는 지난해 3월 야간시위 금지조항을 ‘해가 진 후부터 같은날 24시까지 시위에 적용하는 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재개된 재판에서 검찰은 0시부터 10분 동안 야간시위는 유죄라고 주장했다.

2심은 집시법 위반 혐의에 유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자정넘어 체포되긴 했지만 직전 10분 동안 실제 시위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2심 재판부는 “검거를 피해 도망가다가 넘어져 거리에 앉아있던 상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자정 이후 박씨의 행동은 시위대에서 벗어나는 과정일 뿐 시위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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