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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저유가의 저주] “국제유가 내년 30달러까지 떨어진다”…세가지 이유는?
뉴스종합| 2015-12-09 09:40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 당 40달러 수준에 머문 뒤, 내년에는 30달러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원유공급의 키를 쥐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셰일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한 ‘치킨게임’에 들어간데다,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정체, 기술발달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 등이 지속적인 유가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로체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 회장은 8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유가는 한동안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만약 기름값이 30달러 근방으로 내려간다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이나 미국 셰일 생산자가 공급량을 줄이게 돼 가격 추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까지는 하락을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그 근거로 ‘유가 시장의 세가지 근본적 요인’을 들었다.

첫번째는 공급량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로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무너지지 않은 미국의 셰일 사업자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향후 수년동안 기름을 계속 퍼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OPEC의 실질적 지도자인 사우디는 전통적인 ‘스윙 프로듀서(국제 원유시장에서 산유량을 조절해서 유가를 조절하는 생산자)’로 꼽힌다. 공급량 조절이 가능한 사우디가 원유 채굴량을 줄이지 않기로 한 이상 유가는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 사업자 출현 이후, 어느 한쪽이 백기를 들기 전까지는 죽음에 이르는 승부를 벌이는 치킨게임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로체가 든 두번째 이유는 신흥국 성장 정체다. 그는 “세계 시장은 그동안 많은 기름을 써왔던 신흥 시장의 성장력이 약해진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신흥 시장은 이전보다 훨씬 천천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 8일 수출과 수입 규모가 5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체는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수요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기차나 자율주행 자동차, 카셰어링 등등은 우리가 점차 적은 기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로체는 다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은 언제든지 유가를 배럴 당 7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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