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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지난 2년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온 CJ그룹은 오너 공백 장기화라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오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공백기에도 좋은 성적을 받아왔지만, 대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영공백의 장기화는 그룹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회장 부재 후 정체된 M&A와 신사업으로의 확장도 당분간은 제자리걸음 할 가능성이 높다.
▶ 길어진 결정권자 부재… M&A 동력 상실하나= 이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CJ그룹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횡령, 배임 혐의로 법정에 섰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등이 집행유예를 받은 상황에서 이 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 회장의 구속 후 사실상 M&A 추진력을 상실한 CJ그룹의 사업 확장 동력은 금번 실형 선고로 더욱 제 힘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의 장기화로 CJ그룹의 대형 M&A는 모습을 감췄다. 2011년 대한통운을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올해 CJ는 티몬과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팜한농의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모두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기업들의 M&A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신사업 확장, 그룹 경쟁력 강화에 제동이 걸릴 경우 기업 간 경쟁에서 CJ그룹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 회장의 경영공백에도 좋은 성적을 받아 온 계열사들의 경우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인만큼, 오너 공백 장기화로 인한 기존 사업의 내실 강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에도 불구하고 CJ가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너 복귀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 회장의 복귀가 장기화 된다면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인사 적체 장기화 우려 고조= 이 회장의 구속 이후 CJ그룹의 인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만약 이 회장이 감형, 집유를 선고받을 경우 재계는 이번 선고를 기점으로 그룹의 인사가 대폭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공백기를 지나온 회사 내 분위기를 수습하고 대규모 인사를 통해 향후 이 회장의 복귀를 대비한 체제 정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CJ는 매월 10월 께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최근 2년간은 임원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가 사실화 됨에 따라 이로 인한 CJ그룹 내 인사적체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무리한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인사가 진행되도 지난 2년 간 안정적으로 이 회장의 공백을 메워 온 현재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는 선에서 최근과 같은 소폭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 측 변호인은 이번 선고와 관련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나와 너무 당혹스럽다”며 “대법원에 재상고 해서 대법원 판단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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