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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의 크리스마스 “엄마랑 집에서 케익 잘라요”
엔터테인먼트| 2015-12-25 08:01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크리스마스에요? 그냥 엄마랑 집에서 케익 먹어요.”

스물두살 크리스마스 치고는 너무 맹숭맹숭한 것 아닌가. 도저히 믿기지 않아 다시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다. “그냥 늘 그랬어요.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장타여왕’ 박성현(22·넵스) 얘기다.

사진=넵스


크리스마스에도 박성현의 머릿속은 온통 골프 뿐이다. 이틀 뒤인 27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태미큘라로 떠나는 박성현은 “올해도 혼자 훈련을 떠나는데, 작년처럼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박성현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올시즌 3승을 거뒀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16 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까지 긴장감을 갖고 우승해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프로 2년차 박성현의 올시즌은 그의 골프백에 새겨진 문구(‘남달라’)대로 정말 남달랐다.

정규투어 첫 승을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하더니 이후 KDB대우증권클래식과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까지 제패, 무려 3승을 올렸다. 상금랭킹은 전인지에 이어 2위(7억3669만원).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1위(254.28야드)로 KLPGA 대표 장타자의 입지도 확실히 굳혔다. 국내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선 2위에 올라 전세계 골프팬들의 눈도장까지 받았다.

뜨겁고 치열한 2015년을 보낸 박성현은 조용히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하지만 어느해보다 뜻깊은 성탄절이다.

박성현은 22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1420만원을 기부,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박성현이 낸 1억원에 팬 미팅을 통한 경매 수익금 1420만원을 더한 금액이다. 프로골퍼로서는 최나연 김해림에 이어 세번째다.

이에 앞서 15일엔 서울 영등포구 한울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전국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낙후된 주방 및 가구를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산타 복장을 하고 아이들을 만나 직접 선물을 전달했다.

박성현은 “어렸을 때부터 여유가 생기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 골프로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엄마와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고 기부를 하게 됐다”고 했다.

또 2년째 하는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소속사인 넵스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기부와 봉사에 대한 생각이 더 커졌다. 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이 너무 밝아 내가 오히려 더 좋은 기운을 받고 집에 돌아오게 된다. 아이들의 좋은 에너지 덕에 골프도 더 잘된 것같다”고 했다.

누구보다 훈훈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박성현이 내년엔 얼마나 더 멋지고 남다른 골퍼로 성장할지 기대된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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