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모바일 신인류 K세대] 소비결정권, 4050 부모→1320 자녀로 이동
뉴스종합| 2016-01-01 06:01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16살 딸을 둔 김 모(44ㆍ여) 씨는 지난 주말 딸과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았다. 한식당에 가고 싶었으나 딸의 의견을 따른 것이다. 메뉴 선택도 딸이 모바일 검색을 통해 맛있는 메뉴의 후기를 보고 척척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할 때도 딸이 모바일로 받은 쿠폰으로 할인을 받았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13~20세 젊은 층인 K세대의 등장은 소비결정권을 부모에서 자녀로 이동시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K세대들은 대부분 모바일을 활용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맥을 관리한다. 또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정보를 공유한다. 단순히 제공되는 서비스를 받기보다는 자신이 원할 때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능동적 정보 소비형태를 보인다.

K세대들은 또 부모의 스마트폰 이용 성향을 그들의 영향권 안에 두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고 외식장소를 검색하며, 이용후기를 보며 부모보다 앞서 제품 구매 여부를 판단한다.

그들은 외식문화뿐만 아니라 대형 가전 등 고가 제품 구매에서도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버지의 자존심인 자동차 구매 때도 K세대들의 횡포(?)는 여지없이 나타난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 모(52ㆍ남) 씨는 얼마 전 자동차를 사러 가면서 17살과 14살인 딸과 아들을 데리고 갔다.

“파노라마 썬루프가 있으면 좋겠어요” “파워트렁크가 있으면 좋겠어요”, “뒤자리에도 통풍시트가 있으면 좋겠어요”아이들의 주문이 빗발쳤다. 아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필요까진 없었으나 그는 수백만원을 더 주고 차를 구입했다.

K세대의 ‘SNS 파워’는 업체의 생사를 쥐락펴락하기도 한다.

파리바게뜨의 ‘코팡’과 도미노피자의 ‘씨푸드퐁듀 피자’는 SNS를 통해 대박 난 상품들이다.

코팡은 출시 29일 만에 100만개가 팔려 나갔다. 프랑스에서 먼저 출시돼 파리의 매장에 방문했던 소비자를 통해 알려졌다. 이후 국내 젊은 세대들의 SNS를 통해 입소문 나면서 자연스레 인기 상품에 등극했다. 호기심에 구매했던 고객들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잇따라 후기를 남겼다.

최근 역대 최단 기간, 최다 판매를 기록한 도미노피자의 ‘씨푸드퐁듀 피자’도 SNS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본 제품이다.

이에 따라 똑똑한 소비형태를 보이는 K세대를 잡기 위해 업계들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외식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해시태그를 올리면 경품을 제공하는가 하면 할인쿠폰 등 혜택을 제공하는 ‘비콘(Beacon)’ 서비스를 도입했다.

성인 고객을 주 타깃으로 하는 백화점도 10대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모바일을 활용해 가정 내 결정권을 가진 ‘영(Young) 고객’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만 14세부터 35세까지 고객을 대상으로 ‘영 멤버십 카드’를 발급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 계열사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L.POINT를 구매금액의 0.5% 추가로 적립해 주고, 점포별로 다양한 식음료 매장에서 할인도 해준다. 지난 7월에는 10~20대 고객을 대상으로 인기 아이돌 그룹이 출연한 ‘러블리 영 콘서트(Lovely Young Concert)’를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K세대들의 놀이터인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가 제품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며 “K세대 고객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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